낮잠을 재우려고 해도 안 자겠다고 우기는 작은딸. 그래서 요즘은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억지로 낮잠을 재우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안 자는 날엔 저녁무렵 졸려서 칭얼대긴 하는데 이렇게 밥먹다가 갑자기 조용하게 쓰러지는 경우는 처음이다. 얌전하게 자는 거야 고마운 일이지만 씻지도 않은데다가 이렇게 저녁부터 잠들면 새벽에 깨어나서 엄마 아빠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 틀림없으므로, 1박2일 끝나면 깨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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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빵을 먹었더니 계속 속이 들뜨길래 그걸 가라앉히려고 이른 점심식사를 한 후, 안마기를 켜고 누워서 종아리의 뭉친 근육을 풀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보통은 그래 봐야 한 두 시간이면 일어나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네 시간을 넘겼다. 죽은 듯이 잔 건 아니고, 중간중간에 자기 코고는 소리도 들어가면서...

눈을 뜨니 저녁 6시. 하루가 허무하게 간다. 그 덕분에 사무실에서 얻어온 뽕나무 술에다가 맥주까지 한 잔 했음에도 이 시각까지 정신이 멀쩡하다. 책을 보기에도 너무 늦었고, 그렇다고 잠이 올 것 같지도 않고, 이래저래 어중간한, 그래서 맘에 안 드는 토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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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쇼핑이 피곤했는지 온 식구가 오후엔 낮잠을 잤다. 심지어 평소에는 절대 낮잠을 안 자는 큰 딸조차 거실 쿠션에 엎드려 TV를 보다가 잠들어 버렸다.

아무리 피곤해도 저녁 식사는 해야겠고, 또 이때 딸들을 깨우지 않으면 정작 밤에 못 자겠다 싶어 깨웠는데, 두 딸은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나 보다. 쿠션에 딱 달라붙어 엄마 아빠가 일어나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못 들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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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평화는 엄마 아빠의 평화. 작은 딸이 가장 효도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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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 것도 아닌데 웬일로 세시간 반이나 아빠 등에 업혀서 낮잠을 자는 작은 딸.

이로톡 거의 죽은 듯 자는 건 정말 오래간만의 일이다. 깨면 울까 봐 그냥 두었더니 끝간 데를 모르고 잠에 빠졌다. 그러고 보니 되게 불쌍한 자세로 잔다.

한편으로 조용해서 좋긴 한데, 그 와중에 아빠의 허리랑 어깨는 아파 돌아가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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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의 지존 아내에게 주말 낮잠의 의미는 남다르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부대끼고, 집에선 어린 딸과 씨름하고, 거기에 청소며 빨래까지... 주말에 풀어주지 않으면 이놈의 피로를 다음주까지 등에 지고 가야 된다. 그리하여 심지어는 주말 낮잠을 위해 한 주를 달려온다는 말까지 할 지경인데...

    일요일 오후, 딸내미가 오늘따라 엄마의 낮잠에 영 협조를 안 해 준다. 사실 딸이 잠들지 않고서 엄마 혼자 자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딸이 자기가 잠이 안 온다고 순순히 엄마가 낮잠을 즐기도록 허락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자면서 제일 짜증날 때가 왜 잠이 드는 순간에 방해받는 거 아닌가. 의식의 저편으로 막 넘어가려는 찰나에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머리카락을 확 잡아채듯이 딴죽을 걸면 온몸의 맥이 탁 풀리면서, 없던 피로가 어디에서 이렇게 몰려오는지... 아무튼 잠에 대해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인지 다 안다.

    엄마가 재우려고 했을 때 딸이 안 잔다고, 자긴 더 놀고 싶다고 한 것까진 좋았는데, 이놈의 딸내미, 엄마가 고이 자는 꼴은 또 못 보겠나 보다. 엄마가 잠들만 하면 옆에 가서 깨우기를 몇 번...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엄마가 드디어 폭발했다.

아니 얘가 왜 이래 오늘...
으아앙~
방에서 당장 나가!
엄마 미안해요~
다 필요 없어. 안 자려면 나가!
으아앙~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는 게 낫지... 백 번 혼나도 싸다. 결국 딸내미는 방에서 쫓겨나고, 아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이 든다. 훌쩍거리는 놈을 내가 떠맡아야 했는데, 아주 난감하다. 일요일 오후에 나라고 어디 힘이 펄펄 남아돌아 딸이랑 뛰어놀겠나 뭐...

    이때 문득 딸이 아직 기어다닐 때 재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혹시 가능할지 모른다. 딸을 안아들고 등을 토닥이면서 '마녀의 택급편' OST를 들려 주었는데, 처음엔 별 반응을 않던 딸이 두 번째 트랙부터 슬슬 몸에 힘이 빠지더니, 다섯 곡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잠들어 버렸다. 역시 마녀의 힘은 대단하다... 딸의 무의식 저편에 예전의 잠들던 상황들이 여전히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마녀의 택급편 OST 중에서 두번째 곡명은 '旅立ち 타비다치'인데 일본어는 까막눈인 나로선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행을 떠나다'로 해석해야 할지, 혹은 '출발' 정도로 해야할지... 처음에는 다른 곡들에 묻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는데, 요새는 이 곡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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