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거실을 정리하다가 문득 딸의 책장을 보니 책들이 며칠째 그대로다. 책 읽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요샌 닌텐도DS 하느라 저녁 시간 졸려서 더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까지 거기에 빠져있는 딸로선 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외가 친척들이 모일 때마다 사촌오빠의 게임기를 보면 너무나 좋아하길래 이모가 빌려줬는데, 처음부터 엄마 아빠는 맘에 들지 않았다. 분명 게임에 빠져 다른 일은 아무 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모의 생각은 좀 달랐는데, 질리도록 해 보면 더이상 찾지 않을 거라고, 부모의 걱정만큼 아이가 자기 중심을 못 잡진 않을 거란다.

하지만 우려했던 바가 이내 현실로 나타났는데, 게임기를 가져온 이후로 딸은 그림과 책을 안 한다. 왜 책 안 읽고, 그림 안 그리냐 물어 보면, 아주 담담하게 게임이 더 재밌으니까 라고 말한다. 그렇다. 물어본 아빠가 잘못이다. 당연히 더 재밌는 걸 하지...

저 게임기 확 갖다 버릴까 하다가도, 그러면 딸이 얼마나 상심할까 하는 생각도 있고, 또 이모 말마따나 이 순간만 넘기면 괜찮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겹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오늘 아침 책장을 보니 걱정이 새록새록 커지는 건 사실이다.

Posted via web from monpetit's posterous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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