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추석 즈음에 태풍이 올라오면 이 정도로 비가 오긴 했지만, 근자에 들어서는 볼 수 없었던 날씨. 이래서는 성묘 갈 엄두도 못 내는 건 물론이거니와 연휴라고 해서 어디 놀러 가기도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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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비가 와도 왜 이렇게 요란스럽게 오는지. 그래도 비는 조용하게 오는 것보다 화끈하게 오는 게 훨씬 좋다. 그렇지만 지금은 좀 아니다.

외과에서는 복합골절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내과 용어는 없을까? 어제 저녁부터 아주 총체적으로 아프다. 아니, 실은 어제 오후부터 조짐이 왔다고 봐야 하는데, 점심 먹은 후 속이 좀 더부룩했는데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겼다. 그런데 이게 저녁 먹은 후에는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하더니 8시가 되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우선 오후의 증상의 연장선상에서 체증이 제대로 왔다. 거기다가 설사병까지 왔는데 이게 좀 심각해서 마치 수도꼭지가 고장난 것처럼 몸에서 물이 빠져나간다. 거기다가 감기몸살까지. 허리가 끊어질 듯한 것은 물론이고 온몸이 뭘로 두들겨맞은 것처럼 아프다. 마지막으로 두통까지. 하긴 두통은 언제나 따라오는 것이긴 하지만... 머리 아픈 것때문에 두통약을 먹고 싶었으나 체했기 때문에 도무지 입에다가 뭘 털어넣기가 곤란하다. 그렇잖아도 구역질을 계속하는데 여기서 뭘 더 넣어봐야 게워내고 나면 아니 먹은 만 못하다.

할 수 있는 게 끙끙 앓는 것 말고는 없다.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일찌감치 자리에 눕긴 하였으나 몸이 아파서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게다가 화장실에서는 주기적으로 오라고 난리지.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 간밤에 제대로 잠도 못 잤다.

이러다 보니 이 비를 뚫고 아침에 작은 딸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것이 엄청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렇잖아도 허리 아파 죽겠는데 10kg이 넘는 애를 안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어린이집에 가려니 눈물이 쏙 빠지고 머리는 울렁울렁...

저녁에는 딸아이 병원에 데려가야 되는데, 그 때까지 내 몸이 괜찮아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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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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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월드컵 응원이야 나랑 전혀 관계 없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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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엔 남부 지방에 물폭탄이라더니 오늘은 중부 지방이 딱 그렇다. 얼핏 뉴스를 보기엔 잠수교가 잠겼다던데, 우리집은 멀쩡한가 모르겠다. 그렇잖아도 지난 비는 은평구가 제일 많이 내렸다던데. 이번 비는 또 어떨지...

아무튼 아침부터 고민이었다. 도서관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집에 있자니 방바닥에 엎드려 하는 공부가 대체 몇 시간을 갈 것이며, 밥 때는 또 어찌 할 건가. 그렇다고 가방 싸서 도서관에 가자니 예사 비가 아니다. 지난 밤 먹은 닭 냄새가 진하게 베인 반바지를 다시 입고 가는 것도 언짢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이 비에 긴바지는 자살이나 다름 없다.

이렇게 뭉그적거리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 간다. 이러다간 아무 것도 못하고 배만 고파지겠다 싶어 얼른 가방 싸들고 나왔는데... 도서관에 올라와서 가방을 열어 보니 책이 다 비에 젖어버렸다. 옷이야 말리면 되지만 한 번 젖은 책은... 가방 속까지 다 젖어서 말리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아무래도 오늘 내로는 쉽지 않겠다. 젖은 책으로 공부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런 기분으로는 집중이 잘 안 된다. 뭐랄까... 다른 건 몰라도 책만큼은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비슷한 게 있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나 눅눅할 바엔 그냥 방에서 뒹굴면서 짬뽕이나 시켜 먹는 게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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