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밌다. 당연히 문학작품이 재밌어야지 않을까만, 요새 누가 동문선을 재미로 읽을 생각이나 할까. 아무튼 의외의 발견이자 유쾌한 경험.
  2. 대단하다. 이 많은 DB를 어떻게 다 모았을까. 조선 초기의 축적된 문화적 역량을 엿볼 수 있다.
  3.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편지글(書)이다. 다른 글들과 달리 편지는 지은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아니다. 즉 받은 사람이 보관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이 후대에 간행되기 위해서는 받은 사람이 잘 보관하고 있다가 지은이가 죽으면 돌려주는 걸까? 돌려주면 누구에게? 아니면 그냥 보관? 그런데 내가 보기에 개인 문집에 자기가 쓴 글은 있어도 받은 편지를 올리지는 않는 걸로 보아, 어떤 경로를 통하는지는 몰라도 나중에 지은이 쪽으로 글을 되돌려주는 어떤 제도적 장치가 있는 모양인데...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 예전엔 명망가가 죽으면 그 사람이 쓴 글을 다시 수집하는 절차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4. 요즘처럼 종이에 글을 남기지 않는 세상에는 후대에 어떻게 글을 전할까. 누군가가 죽으면 그 사람의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다 정리해야 할까. 그건 그렇다고 해도 편지는? 이메일 계정을 뚫어야 하나? 보낸 편지함이라는 게 있으니까 굳이 글을 다시 받을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5. 어쨌거나 이제는 新東文選 또는 증보판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닐까. 아니, 난 모르지만 이미 그런 작업이 되어 있거나 최소한 진행중일지도...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교과서를 통해 낯익은 정지상의 시 한 수 인용.

송인送人 / 정지상鄭知常

비 갠 긴 언덕엔 풀 빛이 푸르른데 / 雨歇長堤草色多
남포로 임 보내며 슬픈 노래 울먹이네 / 送君南浦動悲歌
대동강 물이야 어느 때 마를거나 / 大同江水何時盡
해마다 이별 눈물 강물을 더하는 것을 / 別淚年年添綠波

(동문선 제19권, 칠언절구七言絶句 中)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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