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모기 한 마리때문에 잠을 설친 거나, 약간 어이 없을 정도로 생생한 악몽의 경험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새벽밥 지어먹고 청주에 내려와서 도서관에 앉았으나 부족한 잠으로 하루 종일 꾸벅꾸벅 존 것도 모른 척하자. 아직까지 내일의 스터디 준비를 다 못한 게 나름 가슴 아픈 일이지만, 오늘 밤에 하기엔 너무나 졸리지만, 까짓거 공부하다 죽는 셈치고 하면 안 될 것도 없다.

    그런데 방금 끝난 박카스배 스타리그 16강 경기는 좀 그렇다. 어쩜 네 경기 중에서 단 한 경기도 내가 응원하는 놈이 이기질 못하는지... 이영호가 김정우를 잡았을 때만 해도 별 생각 없었다. 송병구 이놈 오늘따라 스피디하게 잘 한다 싶었는데 정명훈 이 미친 놈의 벌처는 왜 이렇게 신나게 돌아다니는 거냐. 게다가 꼴도 보기 싫은 벌레 테란도 진영수를 밟은 데다가, 마지막엔 믿었던 고인규마저 조일장을 이기면 대체 어쩌라는 거냐. 그리고 고인규 이놈 '버티고' 모드는 어디다 던져 버리고 놈 답지 않게 공격 일변도의 경기를 구사하다니... 네 경기 모두 다 질 확률은 1/16 아닌가. 생각에 따라선 작은 확률은 결코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네 놈 모조리 나가면 안 되지.

    공부가 안 되는 것도 안 되는 거지만 괜히 이런 날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얼쩡거리다 사고라도 당하는 게 아닌지 약간 떨린다. 대충 접고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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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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