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동안 살고 있는 동네를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정말로 칙칙한 색깔로 덮여있다는 거다. 뭐 지중해 연안의 튀는 원색들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변화가 있어야지... 우리나라 건축하는 양반들은 다들 너무나 젊잖거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게 아닐까.

아무튼 날도 덥고 기분도 덩달아 늘어지는데, 주위를 둘러보아도 뭐 하나 북돋아 주는 맛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런 경관은 좀 괴롭다.

이렇게 말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집 차 색깔도 흰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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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구름은 장마의 끝자락인가, 아니면 소나기구름인가. 이렇게 평소와 다른 종류의 두통은 더위 먹었다는 얘기인데...

어쨌거나 어제부터 계속되는 두통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말해준다. 이렇게 뒷목이 뻐근하면서 동시에 눈두덩이가 쑤시듯이 아파온다는 건 더위 먹었다는 얘기.

그리하여 작은 딸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때를 맞춰서, 약국에 들러 두통약을 사고 어린이집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면 되겠다 싶어 집을 나섰다. 하늘을 보니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기세. 숨쉴 때마다 허파로 들어오는 공기도 물기를 흠뻑 머금었다.

날이 더우니 확실히 동네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한 박자씩 느리게 가는 것 같다. 가게 앞에 늘어 놓은 과일도 덩달이 지쳐 보인다. 하긴 뭐 원래가 낡은 동네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길에 붙어 있는 낡은 벽보를 보니, 대체 언제적에 붙여놓은 건지 도통 짐작을 할 수 없다. 설마 홍경민이 군대 가기 전부터 붙어 있던 거였나...

약값도 그사이 올랐나 보다. 전보다 200원을 더 받는다. 약을 사서 어린이집으로 바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작은 딸을 태울 유모차를 안 가지고 나왔다. 확실히 더위 먹은 게 맞다. 다시 집으로... 그런데 엘리베이터 천장이 저렇게 생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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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현상은 Rollei Retro로 해 봤다. 진짜로 Rollei 필름을 쓰면 이렇게 나오는지는 모른다. 사실 그까짓 거 알 게 뭐람. 우리같은 사람들이야 그냥 쓰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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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버리는 날이라 음식쓰레기를 집 앞에 버리러 나갔는데, 자정이 가까웠음에도 의외로 하늘이 제법 훤하다. 게다가 구름이 좀 떠있긴 하지만 짙푸른 하늘...

쓰레기가 아니었으면 이런 하늘이었는지도 모르고 넘어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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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다시 두통이 슬금슬금 온다. 그런데 때마침 사다 놓은 두통약이 떨어졌다. 할 수 없이 종합 진통제를 한 알 먹고 작은방에 드러누웠다. 막내와 엄마는 하절기의 주서식지인 침대가 있는 큰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큰 딸은 컴퓨터방에서 주니어네이버를 열심히 하고 있는 이 시간, 비어있는 방은 작은방. 지금은 큰 딸의 인형들이 이곳에 살고 있고, 바로 어젯밤에 내가 깨먹은 선풍기 하나가 방을 지키고 있다.

잠을 청하러 누웠는데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 대신 햇살이 창가에 비친다. 창의 열린 틈으로 바람도 적당히 들어와 줘서, 꽤나 반가운 마음에 몇 컷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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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 때 우산 없이 나왔더니 돌아갈 길이 외롭다.

나 혼자 하는 외출이라면 당연히 집에서 나올 때 해가 비쳤으므로 우산을 안 가지고 온 것이 당연하지만, 딸이랑 함께 나온 터라 조금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괜히 밤부터 비가 온다는 그놈의 일기예보 탓을 해 본다.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예보지만 내게 유리한 건 확실히 믿어주는 게 우리가 사는 법칙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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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모 분위기를 살짝 내 보다. 그리고 디카와 소프트웨어의 편리함에 감탄하다.

남쪽은 집중호우로 홍수가 났다는데 여긴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다. 이 넘쳐나는 빛을 그냥 눈으로 보고 흘려 버리기가 아까워서 작은 딸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사진 몇 장 찍어 봤다.

욕심까진 아니지만, 사람의 생각이나 일이라는 게 한 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나중엔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이놈의 카메라만 해도 그런데, 없을 땐 멀쩡하게 잘 살았다. A80 고장나서 쳐박아 두었을 땐 뿌옇게 흐린 사진만 뽑아내는 휴대폰 카메라로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최근에 나온 디카를 접하게 된 이후로는 카메라 없이 살기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런데 그 정도에서 끝내면 얼마나 좋을까만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끝나는 게 아니다. 카메라가 필요해서 새로 장만했는데, 그러다 보니 그쪽 동네, 즉 디카의 세계에 한 발짝 발을 들여놓게 되고, 남들은 무슨 카메라고 어떻게 찍는지도 궁금하고, 이 카메라는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도 알게 되고... 이러다 보니 애초에 맘 먹었던 소박한 동기에서 한참 멀어진 곳까지 오게 된다. 그래서 말도 안 되게 비싼, 그래서 제정신에는 절대 살 리가 없는 리코 GRD3에도 필이 꽂히게 되고, 급기야 필름카메라 동네까지 정신이 외출하게 되었다.

필름카메라, 좋다. 누가 모르나. 게다가 중학생 시절 이후로 떨어져 나온 필카 세계에 요새 보니까 토이 카메라, 그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로는 로모 카메라가 인기가 좋단다. 솔직히 말하면 싸구려 불량일 뿐인 사진을 굳이 예술(?)이니 독특한 색감이니 우기면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토이, 말 그대로 재미삼아 찍기 좋고, 또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보니 그 나름의 맛이 있어, 보는 사람의 흥미를 일으킨다. 그래서 싼 맛에 로모 같은 걸 하나 장만할까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이런 거 보기엔 좋지만 막상 찍고 현상소에 맡기고 다시 그걸 스캔하고... 이런 불편함이 나같은 게으름뱅이로선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어 놓았다. 첫째도 편리, 둘째도 편리하고 볼 일이다. 그냥 디카로 찍고 로모 효과 내는 필터 쓰면 그걸로 충분하다. 요샌 후보정 소프트웨어도 정말 감동적으로 편리하게 나온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이걸로 밥먹고 살 거 아니라면 불편한 건 절대 용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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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딸이 좀 안 돼 보여서 저녁에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는 핑계를 대고 바람 쐬러 나왔다. 휙 둘러보고 들어가는 것밖에 없었지만, 딸은 이 정도의 외출에도 얼굴에 생기가 돌며 아주 좋아한다.

해가 떨어졌는데 이왕이면 좀 선선한 바람이 불어 줬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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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역사교육론 특강을 들으러 다녀왔다. 매년 여름방학이면 열리는 특강인데, 학교 다닐 때 듣는 거랑 지금 듣는 건 또 느낌이 다르다. 게다가 몇 달 동안 공부다운 공부는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관련 내용이 포맷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렇게 며칠이라도 무리해서 시간을 내고 교실에 앉아 있으면서, 몸이 공부하는 느낌에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녀왔는데...

결과적으로 썩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다. 우선 원래 일정상으로는 월~금 5일동안 연속으로 강의를 들어야 하건만 선생님께 사정이 생겨 3일로 줄었다. 그마나 3일도 이어진 것이 아니라서 나처럼 서울에서 맘먹고 내려가는 사람에게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월요일 강의는 제끼고 수, 목, 금만 들으러 내려간 터였는데, 거기서 또 금요일 하루를 빼니 달랑 이틀 공부하고 온 셈이다. 이래서는 공부하는 느낌 어쩌고는 영 물건너가는 상황이다. 간만에 동기들 만나서 술 한 잔 한 것이 나름 이벤트랄까..

선생님께서 이번 주 이틀 빼먹은 강의를 다음 주에 다시 하시겠단다. 어쩌겠나. 다시 내려가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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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까지 예정되어 있는 최상훈 선생님의 역사교육론 특강을 듣기 위해서 청주로 간다. 이렇게 며칠 듣는 걸로 그간의 공백을 메울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초조해서 못 견딜 것 같다.

그리하여 지금 짐을 싸는 기분은, 이 이상 더 가라앉을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아 있다. 좀 전에 먹은 홈런볼은 기분 전환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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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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