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방학인데다가 지난주가 할머니 생신이라 주말에 부산에 다녀왔다. 요때가 피서 절정기라길래 차를 가지고 내려가는 건 처음부터 패스. 다음으로 비행기를 이용할까 하고 예매까지 했으나 어차피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기차에 비해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예매 취소하고 KTX로 돌렸다. 이러나저러나 승용차로 안 가는 이상은 짐이 부담스럽다. 둘째 딸 기저귀와 갈아입을 옷만 해도 벌써 한 짐이다.

기차간에서 혹시나 둘째 딸이 심기 불편하시어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으나, 의외로 잘 놀고 심지어 중간에 한숨 잘 자고 무사히 내려갔다. 오히려 큰 딸이 심심해서 눈물날 지경이었다. 남들은 이럴 경우에 써먹으려고 닌텐도 같은 걸 사 준다지만 그런 거 하나 없는 우리집은 오로지 심심하면 잠을 청할 것을 강요한다. 물론 어지간해선 낮잠을 거부하는 큰 딸인지라 본인으로선 기차 여행이 정말 괴로울 것이다.

부산에 가면서 물놀이 준비를 안 해 갈 수 없어 몇 가지 챙겨가긴 했으나 물놀이를 싫어하는 엄마 아빠는 마지못해 끌려가는 기분. 혹시라도 딸이 물놀이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가나 하는 헛된 기대를 하였지만, 절대 이런 거 그냥 잊고 넘어가는 법이 없는 딸의 성화에 못이겨, 광안리 해수욕장에 몸을 담그고 왔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해수욕하기에는 이른 때여서 그런지 물이 엄청 찼다. 그뿐 아니라 바람도 세게 불어서 몸을 적시자마자 추워서 덜덜 떨었는데, 딸은 하나도 안 춥다고 우기면서 놀더니 그날 밤 감기를 제대로 맞았다. 그래서 열이 펄펄 나서 일요일 응급실에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약을 지었다. 물론 딸만 그런 게 아니라 온가족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감기에 걸려서 골골하고 있다. 월요일 현재 작은 딸은 콧물이 줄줄 흐른다. 내일 오전에 병원에 가야겠다.

그런데 이렇게 피서를 다녀왔더니 서울에선 본격적인 폭염이 기다리고 있다는 아주 우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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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수영구 민락동 | 광안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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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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