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롤플레잉 2006. 3. 13. 01:56
글 중에서 가장 쓰기 싫은 것이 바로 자기소개서다. 쓰는 것도 싫거니와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놈의 글이 실제로 만만치가 않다. 대체 나의 무엇을 소개하라는 거냐. 이건 거의 폭력이다. 서로 소개 하는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자기 소개라니. 아랫도리 내리라는 거 아닌가. 뭐가 궁금한지도 말하지 않은 채 다짜고짜 본인의 소개를 하란다. 단답형 설문지를 돌리면 모를까. 차라리 노래 한 자락 해 보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듣는 사람이 뭐가 궁금한지도 모르니 도무지 어느 한 주제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이 내가 살아온 게 궁금한가? 다년간 자기소개서를 받아서 검토해 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사실 전혀 궁금하지가 않다. 상대방의 가족 관계가 뭐 그리 대수이겠는가. 대학 시절 해외 여행이나 어학 연수를 다녀온 것도, 봉사활동하면서도 느낀 점도 모두 다 내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 많고 많은 자기 자랑 후에는 결국 요모양 요꼴이라는 거 아니냐.

그런데 이런 자기소개서를 오늘 무려 두 번이나 썼다. 언뜻 듣기엔 하나만 써서 복사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아니올시다. 정해준 분량도 다르고 형식도 다르다. 이런 과제 정말 괴롭다. 받아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뭐 딱히 주문할 게 마땅찮아서였겠지만... 좀 더 참신한 거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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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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