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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키우려고 한 건 절대 아니다. 요리할 때를 잠깐 놓쳤을 뿐인데, 기회다 싶은지 싹이 나더니 그 다음부턴 못말리게 자란다. 화분에 옮겨심을 정성까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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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꿈속에 내게 여동생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 건 물론이거니와 서로 말도 한마디 나누지 못했다. 말하자면 꿈에서 여동생이라 칭할 수 있는 그 대상을 직접 본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딸과 아들이 하나씩 있어서, 조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무도회 비슷한 곳이었다. 요한 슈트라우스가 흘러나온 것 같다. 실은 생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가 인지할 수 있는 지인이라고는 남동생과―여동생이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여동생의 두 자식들뿐이었다. 두 외삼촌과 조카들이라니, 무슨 조합이 이런가. 아무튼 그렇게 그 자리에 있었다. 우리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는데, 난 그런 자리가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곧 피로해졌고, 그 이후로는 주로 테이블에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조카들의 나이를 말하지 않았다. 큰조카는 여섯 살, 둘째는 네 살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순전히 외양으로 판단한 추정치다. 이들 조카들은 어린데도 불구하고 춤을 좋아해서 외삼촌들이 나가떨어졌는데도 여전히 춤을 추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보이길래 자세히 살펴보니, 신고 있는 구두가 불편한지 두 조카 모두 다리를 절룩거리는 게 아닌가. 난 큰조카의 구두를 벗겨 발을 마사지해 줬다. 그리고 우리 형제는 애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가자고 말이다. 그런데 이들은 한사코 싫다는 거다. 큰애는 심지어 울먹이기까지 하면서, 그래도 춤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때 이들의 작은 외삼촌, 즉 내 동생이 네 살배기(?) 조카를 두 팔로 안아들고서는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잘사는 놈들의 삶이 얼마나 한심한지, 돈 좀 있다는 놈들이 얼마나 재수 없는지를… 그런데 애들 발 아픈데 그런 얘기를 왜 하는 걸까. 무슨 맥락으로 작은 외삼촌은 어린 조카에게 재수 없는 부자들 얘기를 하는 걸까. 그런 얘기가 애들 춤을 말리는 데 도움이 되나.

동생의 경험담(?)을 옆에서 들으며 그렇게 잠이 깼다. 솔직히 말하자면 간밤에 내가 무슨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여동생이 있었고, 그에게는 두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조카들은 아주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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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한 것도 없이 사흘 연휴가 또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간다. 이번 연휴엔 애들을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도 읽게 하는 등 나름의 변화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역시 똑같은 결론, 우리 딸들은 그저 미끄럼틀 있는 놀이터가 최고라는 것. 조금 놀다 보면 맛있는 거 사달라고 조른다는 것, 특히 작은딸… 도서관에서 책 보다가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어깃장을 놓았을 땐 정말로 난감했다. 그렇다고 이런 게 무서워 휴일에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뭔가 괜찮은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몸을 쓰는 운동도 필요하고. 물론 이건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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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이기로 한 멤버들 중에서 두 명은 아파서 혹은 사고로 못 나왔지만 그래도 웃고 떠들며 꽤 늦게까지 놀았다. 태명이는 여전히 바쁜 것 같고, 탱자는 자신이 요리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고, 재윤이는 10년 만에 만났는데도 하나도 안 변한 것 같고… 물론 얘기하는 중간에 틈만 나면 자사의 약 또는 건강식품을 소개하는 영업 마인드까지 십분 발휘…

그런데 금요일에 강남에서 보는 건 잘못된 선택이 아닌가 싶다. 집에 올 때 택시가 안 잡혀서 아주 혼났다. 앞으로는 내 위주로(?) 홍대 근처에서 봐야겠다. 강남은 무슨 강남… 홍대엔 설마 조용하고 맛있는 맥주집이 없으랴.

얼마나 먹었다고 아직도 술이 안 깨는 건지. 오늘 딸들이랑 도서관 가기로 했는데 몸 상태가 이러면 곤란하지. 일단 커피 한잔 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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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씻자마자 쓰러져 잤는데, 이번에는 또 창문을 열어놓고 잤다는 게 문제. 덕분에 오늘 아침 너무 일찍 일어나 버렸다. 열나고 춥고, 이런 상태로 대전 출장 탈없이 다녀올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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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숙제는 매일 하자!
  2. 까먹지 말자!
  3. 예의바르자!
  4. 사이좋게 지내자!
  5. 소곤소곤 얘기하자!
  6. 정리를 잘하자!

큰딸이 자기 책상 앞에 붙여놓은 글. 어디서 본 내용인지 순전히 자기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이렇게 다짐해놓고 6번을 지키지 못해 어제 엄마한테 엄청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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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잠실 동생집에 놀러갔다. 원래는 어린이날 즈음에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았는데, 더 미루다 보면 또 언제 보겠나 싶어서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애들 데리고 외출 감행. 어지간해서는 일요일에 바깥 나들이를 삼가하는 우리로서는 무리했다. 하지만 토요일에 애들 엄마가 일직 근무가 있었던지라 어쩔 수 없었다.

봄이라고 하기엔 좀 미안한 날씨. 물론 그늘에 자리를 깔고 가만 앉아 있으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긴 하지만, 그건 애들 없이 어른들만 놀러왔을 때 얘기고, 이렇게 애들과 함께 오면 햇볕 아래에서 뛰어노는 건 피해갈 수 없는 일. 30분 간격으로 선크림을 발라줘도 애들은 벌겋게 익어가면서 공을 차며 뛰어논다. 그와 함께 보조를 맞추는 어른들은 지쳐가고…

새삼 느끼는 거지만 우리집 애들은 산책이나 경치 구경 같은 걸로는 잘 놀지 못하는 듯. 애들에게 필요한 건 역시 미끄럼틀과 그네가 있는 놀이터. 이럴 거면 왕복 두 시간 거리를 달려올 필요가 있었나 싶다. 집앞 놀이터만으로도 충분. 물론 이렇게 수고를 하는 이유 중에는 사촌형제들끼리의 교류도 있지만…

어쨌거나 이번 주말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다음주로 넘어간다. 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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