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추석날 낮잠을 좀 잤다. 한 시간만 잘 생각으로 누웠는데 일어나 보니 무려 네 시간이 지나 버렸다. 이러니 밤에 잠이 오겠나. 하지만 새벽 4시까지 못 자는 건 좀 심하다. 자리에서 뒤척이는 것도 지겨워서 운동복을 입고 불광천을 나섰다. 이 시각에 안 자고 달밤에 쌩쇼를 하는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니라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려나.

지난밤에는 보름달이 구름에 가려 잘 안 보이더니, 새벽에 서쪽 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은 정말로 크다. 큰딸은 어제 구름에 가려진 달이라도 그걸 보며 뭔가 빌었는데 난 이 달을 보고 뭘 빌까. 모르겠다. 이런 것도 평소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나 보다.

잠이 올 때까지 잠깐만 돌고 오겠다고 맘 먹었으나 너무 많이 와 버렸다. 응암역에서 월드컵경기장까지 왔다. 돌아갈 길을 생각하니 아득하다. 평소에 운동 안 하다가 이렇게 하루 미친듯이 몰아서 하면 무슨 효과가 있겠나.

돌아오는 길에 동쪽 하늘이 조금씩 밝아온다. 남들은 이제 시작하려는 하루를 난 지금 마감하러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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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자마자 체육복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8시 반, 해는 이미 떨어졌지만 아직도 하늘은 파란빛이 감돌고 있다. 불광천까지 걸어서 10분, 도중에 동네 야경도 담아가며 걸었다. 불광천에 도착하니 역시 여름밤은 여름밤이다. 더위를 식히러 나와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심지어는 다리 밑에 모여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하는 운동이라 정말로 무리하지 않으려는 마음에, 뛰지도 않고 오로지 걷기만 했건만 30분이 지나자 다리에 힘이 풀린다.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저울에 올라가 확인해 보면 몸무게가 많이 불어났음에 틀림없다. 하긴 뭐 허리띠가 이미 말해주지 않았나.

돌아오는 길은 다리가 풀려 쉽지 않았다. 중간중간 길 옆에 앉아서 쉬기를 반복하여 한 시간 반만에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턴 이렇게 나오지 않더라도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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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은평구 신사제1동 | 응암역 6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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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시간 남짓 하고 있는 자전거 운동. 아무 생각 없이 페달만 돌리는 건 정말로 지겨운 일이다. 그래서 남들 다 하듯이 나도 TV를 켜거나 동영상을 재생시켜 놓고 운동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EBS에서 작년 가을에 했던 수학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다. 겉보기와는 달리(?) 나름 수학을 좋아하는 나로선 충분히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는데, 바로 생명의 신비에 대해 수학적인 접근을 해 보는 것이었다. 왜 어떤 동물은 오래 살고 어떤 동물은 빨리 죽는지, 어떤 동물은 심장 박동이 빠르고 어떤 동물은 느린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하여, 모든 포유류를 관통하는 생명의 법칙을 수학적으로 찾아낸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알게 된 새로운, 그리고 놀라운 사실 하나. 모든 포유류는 일생동안 15억 회의 심장 박동수를 가지고 있으며, 이건 사람이나 생쥐, 사자, 코끼리 할 것 없이, 즉 예외없이 똑같단다. 말하자면 심장이라는 엔진은 15억 회까지 뛰면 수명이 다한다는 얘기. 심장 박동이 빠른 생쥐가 느린 코끼리보다 수명이 짧다는 얘기를 하려고 한 건데, 이걸 보면서 땀흘려 운동할 마음이 싹 가신다.

아니 그렇다면 이렇게 숨차게 운동하면 어떻게 된다는 거야?
숨가쁘게 운동하면 심장의 수명을 단축시키게 되나?
이렇게 땀흘려 아등바등 살 뺄 필요가 있나?
도 닦는 사람들이 느리게 살라고 하더니 그게 이런 맥락인가...

살 빼려고 유산소운동이네 뭐네 하면서 이렇게 심장을 마구마구 써 버리면, 오히려 그만큼 오래 사는 데 애로사항이 꽃피게 되진 않을까... 운동을 마치고 아내에서 이런 놀라운 생명의 신비를 알려줬더니 아내 왈,

당신 심장은 그동안 충분히 느리게 가지 않았나?
지금 좀 빨리 뛰어도 될 걸...

틀린 말은 아닌지라 뭐라 반박할 형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래선 곤란하다. 운동을 옹호하는 이론적 토대가 굳건히 서 있어도 힘든 판국에, 숨차면 빨리 죽는다는 얘기가 들리면 무슨 힘이 나겠는가. 아 정말 살 빼는 길은 멀고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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