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과 응용

롤플레잉 2010. 2. 11. 22:12
"아빠."
"왜?"
"개념이 뭐예요?"
"뭐? 개념?"
"예. 개념이요."
"너 그거 어디서 본 거니?"
"글쎄요. 그냥 생각이 났어요."
"흠... 개념은 말야... 어디보자..."

오늘 저녁에 외할머니 댁에서 큰 딸을 집에 데리고 오는 중, 뒷자리에 앉아 있던 딸이 갑자기 '개념'의 뜻에 대해 물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개념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여섯 살바기 아이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줄 방법이 도무지 생각나질 않는다. 아니 사실 다 큰 어른을 대상으로도 '개념'이 뭐라고 일목요연하게 말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은 대충 이런저런 얘기로 둘러댔다. 큰 딸의 대답은 알아들었다고 했지만, 목소리로 봐선 전혀 알아듣지 못한 눈치다. 당연하리라. 그리고 아빠와 딸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빠."
"응?"
"응용이 뭐예요?"
"응용?"
"예."
"너 그건 또 어디서 들었냐."
"몰라요. 기억 안 나요."
"응용은 뭐냐면 말이지..."

그나마 '개념'보다는 설명해 주기 쉬웠다고 생각되지만 그렇다 해도 딸이 알아듣기 쉽게 깔끔하게 말해 주었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자식 키우는 부모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아이들이 자기들 알아서 커 주면 좋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 궁금한 게 많아지는 대여섯 살때엔 이렇게 부모를 난감하게 만들 때가 많다. 아이 키우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롤플레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70년, 1970년  (0) 2010.02.16
조흥은행 000-00000-0000...  (2) 2010.02.11
아등바등 살 필요 있나?  (0) 2010.02.04
소설을 써 볼까  (0) 2010.01.28
펜잘, 게보린  (2) 2010.01.28
Posted by 도그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