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학기부터 무려 20학점 아홉 과목을 듣고 있다. 단순하게 3학점짜리 여섯 과목만 듣던 예전에 비해 많이 벅찬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범대는 다른 학부와 달리 졸업 이수 학점이 많은데다가 3,4학년에는 수강 과목 조정이 어려워 1,2학년 때 조금 무리를 해 놓아야 한단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과목을 듣다 보니 관리가 쉽지 않다. 어떤 과목이 이번주에 휴강인지, 어떤 과목의 과제가 있는지, 시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 여러모로 신경 쓸 게 많다.

그래도 아직까진 남들 따라가면서 그럭저럭 해 왔다. 수업 빼먹은 것도 거의 없고 과제도 지금까진 모두 제출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한 일이다. 그런데 처음 수강신청할 때엔 전혀 문제 없어 보이던 과목이 의외로 따라가기 어렵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라는 3학점짜리 과목인데, 나로선 거저먹기로 신청한 과목이었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는 전문적으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가서 빠진다는 소리는 듣지 않고 살아온 데다가, 이 과목이 사이버강의라 수업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한 주 내에 자기가 가능한 시간에 사이트에 접속해서 수업을 들으면 되는 것이다. 즉 세 시간 만큼은 집에서 수업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좋은 제도가 있다니...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이게 제일 말썽이다. 한 주 동안 전혀 손도 안 대다가 마지막날 밤 11시 넘어서야 허겁지겁 사이트에 접속한다. 출석 확인에 급급하여 수업 내용도 그냥 건너뛰기 일쑤다. 어느새 시험이 다가왔는데 막상 응시하려고 하니 걱정이다. 시험도 기간 내에 응시하고 싶을 때 자율적으로 치르는 방식인데, 전혀 모르는 내용은 아니니 설마 엉망으로 성적이 나오랴만 그래도 시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니 응시 확인 버튼을 누를까 하다가도 다시 취소 버튼을 누르고 만다.

이러다가 시험 기간도 넘기지 않을까 두렵다. 그냥 시간표가 있어 출석하는 게 더 마음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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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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