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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6 새로운 야식 메뉴, 스파게티 (2)
  2. 2008.02.20 무신경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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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부쩍 야식하는 날이 잦아졌다. 작년 가을부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편리한 핑계를 대고 다시 야식을 먹어제낀 것이다. 처음엔 남편이 스트레스 받는다는데 괜스레 태클 걸다 그놈의 거지 같은 성질 건드릴까 심히 저어하여 아무 소리 안 하던 아내도, 남편의 허리둘레가 슬슬 전성기를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자 더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 싶었는지 몇 번 눈치를 주었다. 그러나 담배보다 끊기 어렵다는 야식이 그렇게 쉽게 조절이 될 리가 있나. 그놈의 스트레스를 방패 삼아 오직 전진을 외치며 달려가니 어느덧 야식은 생활이 되고, 남편을 말려야 할 아내 또한 에라 모르겠다를 외치며 부부가 마치 겨울잠 준비하는 반달곰 마냥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밤마다 먹어왔는데...

    라면이 따끈한 국물이라는 막강한 무기로 우리 부부 야식 메뉴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땐땐하게 부은 얼굴도 문제가 되거니와 그간 장복한 나트륨이 위장을 은근히 갉아내리는 바람에 지금은 엄청 후순위로 밀려나 버렸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군만두를 애용하고 있으며, 간간이 가래떡을 구워 먹거나 단감을 깎아먹는 정도로 배고픔을 참기도 한다. 물론 거한 식사 대신 스낵류도 많이 먹는다.

    오늘 새롭게 도전한 야식 메뉴는 스파게티다. 처가에 갔다가 얻어온 것인데 처제가 홈쇼핑에서 한 박스 사서 몇 개 갖다 놓은 거란다.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없다는 면에서 스파게티는 원래 야식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나, 이렇게 컵라면 식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환영이다. 물을 부을 필요도 없고 전자레인지에 2분이면 끝이다. 문제는 맛인데, 방금 전 먹어본 결과 그리 나쁘지 않았다. 스파게티점에서 먹는 거랑 똑같을 수야 없겠지만, 그 전문점이라는 게 맛 30에 분위기 70 아니던가. 그런 거 감안하고 나면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다만 딸내미 몰래 먹는 거라 조용조용 먹어야 된다.

    그나저나 지금 뭘 먹으면 잠은 언제 자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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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부부,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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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ICHEL] 2008.02.26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식은 몸이 불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간에 막대한 영향을 주니 끊어야 오래 산다... ㅋㅋ

무신경 부부

패밀리 2008.02.20 11:26
    오늘 아침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깼다. 어제 분명 아내가 휴대폰 모닝콜을 해제시켜놓으라고 했건만 또 깜빡하고 그냥 잤나보다. 어차피 내가 모닝콜을 걸어놔 봐야 끄는 건 아내의 몫이다. 그런데 내 모닝콜을 끄려면 거실을 지나 컴퓨터가 있는 작은방으로 가야 한다. 아침에 콜 소리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작은방까지 건너가야 한다는 건 아내로서도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이불 속에서 뭉개는 시간 정도는 주어져야 되는 거 아닌가. 그나저나 아침부터 한마디 듣겠구만...

    근데 좀 이상하다. 내건 벨소리가 아니라 멜로디인데... 그 소리만 나는 게 아니라 다른 소리가 섞여 있다. 아니다. 실은 민방위 훈련 때나 들을 수 있는 엄청 시끄러운 벨소리에 모기소리처럼 내 멜로디가 섞여있었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모닝콜 정도에 내가 일어나다니... 소리가 나는 곳은 아파트 복도인 것 같았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혹시 소화전 경종인가."
"아우 시끄러..."
"딱히 불이 난 것 같진 않은데, 소화전이 고장인가..."
    아내가 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나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오더니, 그런 것 같다고 하면서 자리에 눕는다. 나도 작은방으로 건너가서 휴대폰을 수습하고 돌아오는 길에 현관문을 열고 나가 보았다. 그 전에 잠깐 창밖을 보았는데 오늘따라 앞이 뿌연 것이, 불 때문에 나는 연기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잘 안 갔다. 과연 소화전 경종은 엄청난 강도로 귀를 때렸다.
"이거 장난 아니구나. 귀가 멍멍하네..."
    혹시 불이 난 건가 하고 코를 킁킁거려 보기도 하고 다른 집에서 나는 소리가 있나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그런 낌새는 없었다. 그런데 계단 위쪽이 갑자기 소란해지더니 반장 아주머니가 계단을 급히 내려왔다.
"무슨 일이죠?"
"좀전에 소방서에 신고했어요."
    신고했으니까 잘 되겠지 하는 생각에 현관문을 닫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래?"
"몰라. 신고했대."
    고장인지 아니면 누가 장난친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곧 경종이 그쳤다. 그리고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시간이 흘러갔다. 나중에 부부가 아침을 먹다가 다시 그 소동이 생각났다.
"근데 우린 불나면 뭘 갖고 뛰지?"
"그것도 그거지만 우리 아침에 너무한 거 아냐? 진짜로 불났으면 어쩔 뻔 했어?"
"그러게 말야..."
    정말로 무신경한 또는 무던한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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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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