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초월한 절대적인 웃음의 코드가 있을까?
원래 TV 시청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다큐멘터리나 뉴스도 아닌 코미디 프로그램을 즐겨 볼 정도로 정성이 뻗칠 리가 없다. 근래에 들어 예외가 하나 생기긴 했는데, OCN에서 방영하고 있는 CSI가 거의 유일한 고정 시청 프로그램이다. 그리하여 예능 프로그램은 식사 시간에 틀어놓고 보는 정도가 전부에 가깝다.

얼마전 우연히 KBS에서 폭소클럽의 '올드보이'라는 코너를 보게 되었다. 문자 그대로 개그계의 올드보이 최양락이 나와서 진행을 하는데, 시쳇말로 한물 간 희극인들이 나와서 추억의(?) 개그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날의 인물은 80년대에 나름대로 꽤나 인기를 끌었던 박세민이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느끼개그'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야~ 어떻게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박세민이 이렇게 재미가 없었던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그때와 지금의 내용이 달라진 건가... 그것도 아니다. 목소리는 전성기때와 다름 없었다. 물론 늘어난 뱃살이나 목살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당시의 이미지를 구길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 지루하고 재미 없을 수가 있나... 하긴 전성기의 박세민을 지금 머리 속에 떠올려도 역시나 지루하다. 코미디는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더니 그래서 철지난 개그는 재미 없는 것일까?

뭐 그렇다고 현재의 웃음의 코드를 내가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사무실에서 남들이 '그때 그때 달라요~'를 얘기할 때도 그게 무슨 얘긴지 전혀 몰랐고, '이 세상에 날씬한 것들은 가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와~ 엄청 용감하구나... 근데 별로 뚱뚱하지도 않은 사람이 뭐 저런 얘길 다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더랬다. 공감대의 붕괴가 올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위기감을 느끼고 작정하고 한달을 코미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서야 남들 웃을 때 적당히 따라 웃을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또다시 방심하는 사이에...
'북경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뭘 어쩌라는 거냐... 저게 왜 웃기는 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옛날 개그는 이제 시시하고, 요즘 개그는 도무지 따라가기가 힘들고... 난 아무래도 동시대인들과의 공감대가 부족한 것 같다. 물론 그들과 코드를 맞추는 것도 이젠 좀 지쳤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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