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장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바둑소설
슈사이 명인과 기타니 7단의 바둑사의 대승부!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박진감에 넘친다. 마치 바둑을 두는 것을 직접 보고 있기라도 하듯 손에 땀이 쥐어진다. 긴장된 두 대국자의 표정이 눈에 선하고, 바둑돌 놓는 소리뿐인 대국실의 분위기가 가슴을 짓누른다. ...
-- 신경림‧시인

이같은 신경림 시인의 소개글에도 불구하고 전혀 박진감 또는 긴장감이 없는 신기한 소설이다. 당연히 바둑을 모르는 사람은 관심을 가질 수 없는 글이지만, 바둑을 알고 또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바둑에 대한 사랑'만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이 책을 보게 되면 왜 노벨 문학상이 별 게 아닌지를 어느 정도는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실화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이 이토록 재미 없기 힘들텐데도, 작가는 그 중에서 가기 어려운 길을 택한 것 같다. 아무튼 이상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독후감이므로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 재미 있을 가능성은 무궁하다.

이 소설은 마지막 세습 혼인보(본인방本因坊) 슈사이(秀哉, 1908-1940) 명인의 인퇴기(引退碁)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등장 인물에 기타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명을 사용할 정도로, 타큐멘터리인지 소설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출판사의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칭찬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작품에서 큰 감동은커녕 별다른 재미도 얻지 못한 이유는, 일본인 특유의 승부에 대한 비장함을 나로서는 별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닮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둔 노(老)명인이 자신의 바둑 인생을 이 한 판에 걸었다는데, 왜 난 자기 인생을 바둑 한 판에 거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그 승부에서 이기면 성공한 삶이고, 지면 실패한 삶이라는 건가? 왜 삶 자체로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되는지... 한국 사람들이라고 해서 안 그런 건 아니지만 일본 사람들이 이런 게 특히 심한데, 김연아와 대결하는 아사다 마오에게서도 이런 비장함이 풍겨 나오는 게 그래서 난 싫다. 기합이 들어갔다느니, 이를 악물고 했다느니... 스포츠 경기를 꼭 그렇게 목숨 걸고 해야 하나...

1992년 도서출판 '솔'에서 나왔다. 책값 4,000원은 당시의 기준으로 보아도 전혀 착하지 않다. 당연히 내가 사진 않았다. 당시 내게 바둑을 가르쳐 주던 두 학번 후배가 사서 보고 내게 준 책인데, 그 많은 이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용케 살아남은 책이다. 다음 번 이사 때 버릴까 말까...

Posted via email from monpetit's posterous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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