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저씨들끼리만 갔다는 점에서 정서적인 데미지를 먹긴 했지만, 남이섬 들어가는 배 안에서 둘러보니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팀은 우리들밖에 없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인공적으로 조성한 섬이라는 사실이 그간 이곳을 평가절하하는 데에 어느 정도는 기여한 바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인간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은 곳을 내가 어찌 알고 가 보겠나. 게다가 인공적인 관리가 안 된 곳에서 내가 또 얼마나 불편을 느꼈겠나. 편하게 생각하자.
물론 은행나무 한 그루 나지 않는 곳에, 분위기를 위해(?) 서울에서 은행나무 잎을 가져와서 깔아놓은 캐오버질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하기 힘들다. 그리고 메타 세쿼이어길이 인기를 끄니까 다른 곳에 그 비슷한 컨셉으로 나무를 한 줄로 주욱 심어 놓은 것도 그에 못지 않은 오버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난 음식 잘 먹고, 따끈한 방에서 적당히 몸 지지고, 돌아오는 눈길에서 적당히 스릴(?)도 즐기고... 몸은 피곤하지만 꽤 유익한 하루. 피곤하지 않았으면 이보다 한 열 배쯤 수다를 떨텐데, 지금 상태가 상태이니 만큼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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