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어디에

뷰파인더 2008. 2. 17. 14:08
    장화홍련, 콩쥐팥쥐,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신데렐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화 속에는 아빠가 없다. 그들은 대체 어디로 숨어버린 걸까? 이제 망할 놈의 아빠가 숨어버린 또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딸 키우는 입장에서 숭례문 방화사건보다 몇 배는 더 참담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울산의 영진군 실종 사건이다. 어이없게도 아이를 죽인 범인은 실종 신고를 한 계모였다. TV속에서 아이를 찾아달라고 울먹이던 모습은 얼마나 가증스러운가. 또한 체포된 후에는 기껏 한다는 말이 '때려서 미안하다', '죽을 줄은 몰랐다', '평소처럼 때렸을 뿐이다' 등으로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인간으로 저럴 수 있을까...

    근데 며칠 동안 사건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나를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사건 당일 돈 벌러 집을 비워서 알리바이가 확실하다는 그 아빠라는 작자에 대해 경찰은 물론이고 언론에서도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니 설마 영진군의 아빠라는 사람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걸까? 평소 동네 주민들과 유치원의 교사도 다 알고 있었다는 계모의 폭력을 아빠가 몰랐다는 게 말이 될까? 그냥 자식이라고 싸질러 놓으면 그게 아빠의 소임을 다한 것인가? 이건 무관심한 아빠 정도가 아니라 최소한 이 사건의 공범이라과 봐야 옳다.

    드디어 영진군의 생모까지 나와 울부짖는 마당에도 이놈의 아빠는 보이지 않는다. 언론은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시점에서 최소한 그놈의 심경이라도 물어봐줘야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없는 사람 취급을 해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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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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