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는 지니의 충고대로 4시간 이상 쌀을 물에 불릴까 했으나 그건 밥하는 것보다 더 지키기 쉽지 않은 일이라 이번에도 그냥 밥을 지었다. 그래도 전혀 불리지 않은 건 아니고 2시간 정도. 그 대신 이번에는 지난 밥에 비해 두가지 변화를 주었다.
첫째, 잡곡을 추가했다. 그랬더니 뭔가 다채롭게 씹히는 맛이 있다. 현미와 찹쌀현미가 주는 시각적·미각적 상실감 내지는 황량함을 어느 정도는 보상해 준다. 둘째, 밥짓는 시간을 대폭 늘였다. 늘상 집에서 해먹는 압력솥을 쓰긴 매한가지이지만 센불로 5분간 짓고, 약한 불로 7분간 뜸을 들였더니 이번에는 생쌀같은 느낌이 많이 줄었다. 이는 쌀을 물에 불리는 시간이 적은 것을 불로 만회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본다.
다음에 지을 때는 4시간 이상 물에 불려서 한 번 해 보자. 그리고 현미와 찹쌀현미, 그리고 잡곡의 비율을 조절해 보자. 어떤 비율이 맛이 더 좋은지. 욕심을 부린다면 내가 좋아하는 기장을 좀 더 많이 넣어보는 방향으로...
그나저나 운동 안 하고 먹는 것만 이렇게 신경써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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