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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부쩍 야식하는 날이 잦아졌다. 작년 가을부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편리한 핑계를 대고 다시 야식을 먹어제낀 것이다. 처음엔 남편이 스트레스 받는다는데 괜스레 태클 걸다 그놈의 거지 같은 성질 건드릴까 심히 저어하여 아무 소리 안 하던 아내도, 남편의 허리둘레가 슬슬 전성기를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자 더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 싶었는지 몇 번 눈치를 주었다. 그러나 담배보다 끊기 어렵다는 야식이 그렇게 쉽게 조절이 될 리가 있나. 그놈의 스트레스를 방패 삼아 오직 전진을 외치며 달려가니 어느덧 야식은 생활이 되고, 남편을 말려야 할 아내 또한 에라 모르겠다를 외치며 부부가 마치 겨울잠 준비하는 반달곰 마냥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밤마다 먹어왔는데...

    라면이 따끈한 국물이라는 막강한 무기로 우리 부부 야식 메뉴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땐땐하게 부은 얼굴도 문제가 되거니와 그간 장복한 나트륨이 위장을 은근히 갉아내리는 바람에 지금은 엄청 후순위로 밀려나 버렸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군만두를 애용하고 있으며, 간간이 가래떡을 구워 먹거나 단감을 깎아먹는 정도로 배고픔을 참기도 한다. 물론 거한 식사 대신 스낵류도 많이 먹는다.

    오늘 새롭게 도전한 야식 메뉴는 스파게티다. 처가에 갔다가 얻어온 것인데 처제가 홈쇼핑에서 한 박스 사서 몇 개 갖다 놓은 거란다.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없다는 면에서 스파게티는 원래 야식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나, 이렇게 컵라면 식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환영이다. 물을 부을 필요도 없고 전자레인지에 2분이면 끝이다. 문제는 맛인데, 방금 전 먹어본 결과 그리 나쁘지 않았다. 스파게티점에서 먹는 거랑 똑같을 수야 없겠지만, 그 전문점이라는 게 맛 30에 분위기 70 아니던가. 그런 거 감안하고 나면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다만 딸내미 몰래 먹는 거라 조용조용 먹어야 된다.

    그나저나 지금 뭘 먹으면 잠은 언제 자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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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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