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카테고리 없음 2013. 2. 9. 02:46
불 끄고 자리에 누웠다가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이대로 그냥 자 버리면 내일 아침 일어나서 분명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간략하게나마 메모해 놓으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막상 일어나 보니 생각이 정리되기는 커녕 이리저리 마구 흩어질 뿐만 아니라, 그나마 간신히 부여잡은 파편들도 누워서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시시하고 재미도 없고 별로 쓸모도 없을 것 같다.

괜히 눈만 따끔거리고 아까운 시간만 버리고, 무엇보다도 귀중한 수면 시간을 침탈 당한 것 같아 심히 억울한 감정이 드는 것도 잠시, 뭔가 모르게 이런 게 살아있다는 것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하는 시덥잖은 생각으로 약간 행복해졌다.

결론적으로 별로 기분 나쁘지 않게 잠자리에 들 것 같다. 중간에 깨지만 않는다면 거의 완벽한 밤이리라. 자자.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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