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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뷰파인더 2008. 4. 19. 14:34

    이승환은 대단한 가수다.
    누구는 말한다. 동안이 인상적이라고. 물론 그렇다. 이승환과 동안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나이를 잊은 가수. 얼굴만 그런가. 집에 해 놓고 사는 걸 보니 영락없는 아동이다. 또 누구는 말한다. 라이브의 왕자. 그렇다. 라이브 하면 이승환이다. 사실 한국에서 티켓파워를 가진 라이브 가수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구매력 있는 아저씨 아줌마들을 타겟으로 장사하는 심수봉 아줌마, 나훈아 아저씨 등을 위시한 나이 지긋한 가수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이승환과 비길 정도라면 당장 떠오르는 사람은 김장훈 정도일까. 그러고 보니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기특한 장윤정도 있다는 걸 깜빡했다. 아무튼 라이브 하면 이승환, 이승환 하면 라이브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이승환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 앞에서 말한 것보다는 발라드라는 단어야말로 이승환을 말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승환이 발라드를 떠난지는 사실 한참 되었다. 락을 하고 싶다고 하니 말릴 수는 없는 일이다. 본인은 락을 하게 되면서 하고 싶은 것을 얻고 팬을 잃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승환은 락보다는 발라드가 맞다. 발라드라는 장르는 좀 웃기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타인의 가슴에 무엇인가가 와서 콱 박히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예술인이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누구나 발라드풍의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이승환처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노래를 대상화시키기 힘든 가수가 얼마나 될까. 2집 'Always'의 '아무래도 좋아'나 한참 후에 나온 '천일동안' 같은 노래가 그런 분위기의 정점에 서 있다 할 수 있다. 아니, 다음 세상에서라도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데, 그 소릴 듣고 누가 의연할 수 있단 말인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한 일 아닌가. 그런 면에서 발라드는 아무나 설렁설렁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절대 아니다. 영혼을 울릴 수 없다면 그냥 동네 노래방에서 남의 노래나 따라 부를 일이다.

    이승환은 락이 좋아서 그것을 하고 있겠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좀 다르다. 그 많던 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발라드 소비층과 락의 소비층이 달라서일까.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때문만은 아니다. 이승환의 발라드 소비층이 락을 싫어한다기 보다는 이승환의 락에서 그다지 감동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 락은 이승환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한다.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난 가창력도 호소력도 없기 때문이다. 발라드의 감성이 락으로 전이되지 않겠냐고? 아니라는 게 이미 밝혀지지 않았나?

    젊은날 잠을 설치게 만드는 노래로 무한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가수 이승환. 남들도 할 수 있는 거 하지 말고, 남들이 못하는 걸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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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놓고 보니 뭔 소리야 대체... 셤공부 안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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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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