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딸에겐 그러하다. 저녁 때 잠깐 들러 필요한 물건만 사서 도망치듯 오는 날이 아니라 대낮부터 제대로 출동한 날이라면 반드시 7층에 가서 햄버거를 먹어야만 되는 줄 아는 딸.

오늘도 장난감을 사는 도중에 엄마 아빠의 생각은 무시하고 자기 맘대로 메뉴까지 정해 놓았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고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다른 날도 아닌 명색이 어린이날인데 안 된다고 할 수도 없는데다가 마침 6층 자전거 매장에서 기분이 확 상해버린 터라 먹는 걸로 풀자는 생각에 7층 햄버거 매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오늘은 딸이 예전만큼 열심히 먹지 않는데, 먹는 것보다는 어린이날 기념 행사로 햄버거 가게 앞에서 하는 바디 페인팅에 꽂혀 정신이 그쪽에 다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쨌거나 햄버거 사 줬으니 엄마 아빠로서는 할 일 다 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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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양의 장난감 앞에서 혼란에 빠진 큰 딸. 원래 집에서 나설 때에는 어떤 장난감을 살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확실히 서 있었다. 그러나 막상 장난감 가게 앞에서 큰 딸은 혼란에 빠졌다. 그것 말고도 세상엔 너무나 많은 장난감이 있다는 사실 앞에서 한 개인은 초라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엄마 아빠는 애초에 작정했던 어린이날 선물을 바로 사서 자리를 뜨려 했으나 딸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 다만 모든 장난감을 다 사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선택의 문제가 남았다. 대체 어떤 장난감을 고르지...

결국은 계획보다 몇 배나 비싼 걸로 하나 골랐는데, 엄마 아빠는 딸이 그걸로 만족할 줄 알았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새로 고른 걸 산다고 해서 처음에 맘먹었던 걸 포기할 생각은 없었던 딸. 어떤 장난감을 사더라도 하나만 된다는 얘길 듣고서 얼굴이 어두워진다. 그래도 끝까지 우울해하지는 않는 큰 딸. 이제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할 줄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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