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08.02.26 도그마의 미투데이 - 2008년 2월 25일
  2. 2008.02.23 딸의 수다 1
  3. 2008.02.23 도그마의 미투데이 - 2008년 2월 22일
  4. 2006.03.26 잠의 달인
  5. 2006.03.19 아내와 촌지
  • 착하게 살고 싶다고? 민족, 국가 이 두 단어만 피해다녀도 절반은 성공이다. 틀림 없다! 2008-02-25 02:41:53
  • 혼자 먹는 밥은 거의 언제나 일정 수준의 퀄리티가 유지된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맛있지도 않다. 2008-02-25 09:41:16
  • 2월도 다 가는데 뜬금없이 내리는 이 눈은 대체 뭔가. 덕분에 마누라 퇴근길이 쉽지 않겠군... (눈 아내) 2008-02-25 15:50:38

이 글은 monpetit님의 2008년 2월 25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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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수다

패밀리 2008. 2. 23. 17:20
    딸이 우리에게 온지도 이제 며칠만 있으면 세 돌이다. 그동안 별 탈 없이 자라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작년 이맘 때 어린이집 보낼 때만 하더라도 엄마 곁에서 떨어져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적응을 잘한다.

    아무튼 우리 나이로 네 살이 된 요즘은 밥상 차리는 것도 도와주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도 척척 내온다. 기특하다. 다만 아직도 밤에 잠들 때엔 엄마가 곁에 없으면 아주 괴롭다. 아빠 혼자서 재우기엔 너무 벅찬데, 언제나 엄마랑 잘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정이 생겨 그렇지 못할 때엔 온 동네에 모르는 집이 없을 정도로 한바탕 굿을 하고 자야 된다. 요것만 고치면 이제 진짜 아기 딱지를 떼고 어린이 해도 된다.

4촌동생 백일잔치에서 6촌언니들과 함께


    딸에게 정말 신기한 것이 있는데, 말 많은 거, 시끄러운 거와는 거리가 먼 엄마 아빠 사이에서 어쩜 이렇게 수다쟁이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주중에야 어린이집에 다녀오니까 괜찮지만, 주말 이틀 동안 엄마 아빠가 딸내미의 수다를 받아주고나면 몸살 날 정도다. 목소리나 조용하면 말도 안 한다. 작년 가을 무렵부터 딸이 재미붙인 게 역할놀이 같은 건데,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자기가 일정 시간 동안 하고 싶은 무엇이 되어 보는 거다. 딸이 좋아하는 역할은 애기, 누나, 야옹이, 멍멍이, 삐악이 등이다. 문제는 하고 싶은 거 그냥 하면 될 것을, 꼭 엄마 아빠에게 그걸 보여주려 한다는 데에 있다.
"엄마, 엄마~!"
"왜?"
"나는 누나 아니고 애기 할래요~! 응애, 응애..."
"응, 알았어..."
"엄마, 엄마~!"
"또 왜?"
"나는 이제 애기 아니고 고양이 할래요~! 야옹, 야옹..."
"그래 알았으니까. 엄마한테 얘기하지 말고 그냥 하렴."
"야옹, 야옹..." (고양이라 인간의 말을 못함)
"엄마 아빠 과자 먹을 건데..."
"야옹!!!" (자기도 달라는 뜻)
"뭐라고? 엄마는 고양이 말을 못 알아 듣는데..."
"나는 이제 고양이 아니고 누나 할래요~! 저도 주세요~! 많~이 먹을게요!" 

    다른 집은 어떨지 몰라도 잠의 달인인 아내는 주말에 낮잠을 안 자면 우울증에 걸릴 것이다. 당연히 한 잠 자고 싶은데 에너지가 넘치는 딸은 전혀 협조해 줄 생각이 없으므로 낮에 두 여자가 잠을 두고 한바탕 힘겨루기를 한다. 어르고 혼내기도 해서 어렵사리 딸을 자리에 눕히는데, 그래도 아직은 대부분 엄마가 이기니 얼마 다행인지 모르겠다.

    모녀가 달게 낮잠을 자고 있는 토요일 오후, 지금이 나로선 제일 한가한 시간이다. 잘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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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monpetit님의 2008년 2월 2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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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달인

패밀리 2006. 3. 26. 02:32
결혼하기 전까진 하늘 아래 내가 제일 많이 자는 줄 알았다. 결혼 후 처음에는 어디가 아픈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내 그것이 아님을, 세상에는 정말로 고수가 있음을, 게다가 그 고수가 나랑 함께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아니지만 전성기 때는 나도 잔다면 자는 사람이었다. 맘만 먹으면 하루 열 세 시간 정도는 거뜬하게 자 주고, 주말에는 난이도 높은 이어자기, 밥만 먹고 드러눕기, 가수면 상태로 누워 있기 등 나름대로는 강력한 초식을 구사할 줄 알았다. 내 잠의 거침 없던 행보가 결정적으로 꺾이게 된 것은 더이상 낮잠을 잘 수 없게 된 까닭이 무엇보다도 크다. 언제부터인가 내 삶의 크나큰 기쁨이 사라진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도저히 생활이 유지가 되질 않았다. 그렇다고 두통약 쌓아놓고 잘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요새는 예전처럼 낮잠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안 자는 것과 잘 수 없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전성기 때에도 나의 수면 스타일은 진정한 고수의 풍모는 아니었던 것이다. 문제는 잠의 절대적인 양이 아니라 얼마나 잠을 지배할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다. 잠에 이끌려 다니면 안 된다. 체력 저하로, 몸이 어디가 아파서 잘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우리는 이들을 잠의 달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진정한 달인은 자신의 의지로 잠을 조절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이다.

잠에 관한 한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아내는 그런 면에서 진정한 잠의 달인이다. 우선 잠의 절대적인 양에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잠에 대한 지배력 또한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보아온 어느 누구보다 강하다. 우선 낮잠을 잤다고 해서 밤잠을 이루는 데 문제가 되는 적이 없다. 낮잠은 낮잠일 뿐, 그것이 감히 메인 이벤트를 방해할 수는 없다는 거다. 물론 잠을 많이 자는 것만으로 내가 아내를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는 잠을 적게 자야만 할 때엔 확실히 조절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이후로 난 늦잠 때문에 지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나로서는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다.

오늘도 아내는 딸이랑 낮잠을 두 번이나 잤다. 처음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시간을 잤다. 이 정도는 거의 정석 플레이다. 집에서 딸이랑 놀아줄 때의 기본 코스는 오전 오후 두 시간씩 두 번 자는 것이다. 그런데 오후 5시에 두 번째 낮잠에 들었는데 저녁 7시가 되어도 두 여자가 일어나질 않는 것이다. 밤 8시가 되어도 기척이 없었을 때엔 오늘 빨래 털기 놀이를 하느라고 피곤해서 그러나 보다 했다. 결국 밤 9시가 되었을 때엔 배도 고프거니와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슬며시 들어 두 여자가 자고 있는 방의 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그제서야 일어나는 아내. 무려 네 시간을 자 버렸다. 아니 이 아줌마는 배도 안 고픈가...

나라면 이런 날은 밤에 잠을 못 잘 법도 하건만 역시나 아내는 끄떡없다. 새벽 1시가 되자 여지 없이 잠자리에 든다. You Win! 좋은 꿈 꾸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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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촌지

패밀리 2006. 3. 19. 00:24
아내의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이다. 요새 만인의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그 초등학교 교사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선생님을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직장 생활 하면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실무보다는 관리 쪽으로 일의 비중이 옮겨갈 수밖에 없고, 그 관리라는 것이 또 그만큼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일인지라, 조직에 충성하기 보다는 차라리 자객으로 살자는 생각에 아내는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임용고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다지 기대는 안 했건만 몇 달 뚝딱뚝딱 공부하는 것 같더니 재수 한 번 없이 덜컥 붙어버리지 뭔가. 기특하기도 하지... 의외로 공부 머리가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지금 내가 다시 공부하네 어쩌네 하는 것도 다 아내 덕이다.

아내는 교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촌지라는 것을 받은 적이 없다. 난 하도 신문에서 촌지 촌지 하길래 교사라는 직업이 원래 그걸 안 받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말 못하는 딱한 사정이라도 있는 줄 알았었다. 근데 알고 보니 그게 전혀 아니었다. 그런 거 안 받아도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 없고, 그런 거 없이도 멀쩡하게 애들 잘만 가르치더라. 우리 부부의 궁합 중에 하나가 바로 '도덕률을 적용함에 있어 융통성을 부리지 않는다'는 점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양심적으로 산다는 얘기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않고, 내가 당하기 싫은 거 남한테 하지 않고 산다. 이런 부분이 서로 잘 맞는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날강도 남편이랑 사기꾼 아내랑 사는 게 좋은 사람도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내 세계관으로는 용납 못한다. 아무튼 그런 고로 아내는 이제껏 현금은 말할 것도 없고 그에 상응하는 유가증권이나 공연 티켓 등은 물론 자그마한 선물 하나라도 집에 들고온 적이 없다. 그런 아내에게도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바로 음식이다. 음식의 경우엔 우선 돌려 보낼 수가 없다. 상하면 아깝지 않은가. 또한 음식은 반 학생들이나 동료 교사들과도 나누어 먹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에도 앞으로 이런 거 하지 말라는 말은 빼놓지 않는다.

올해 초 아내가 학교를 옮겼다. 집에서 안양까지 출퇴근하기가 너무 멀어 학교를 옮겼는데 일산으로 발령이 났다. 처음엔 가까워졌다고 좋아했는데 막상 출근해 보니 별로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10분 정도밖에 단축이 되질 않는다고 한다. 암튼 새 학교에서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며칠 전엔 교실 환경미화 후에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오는 날이 있었다. 그날 퇴근길에 아내가 가지고 온 것이 어느 학부모가 아들 편에 보내온 김치였다. 학교에 냉장고가 없었는지 한나절만에 김치가 팍 시어버렸다. 아 그런데 이놈의 김치 맛이 장난이 아니다. 양념이 절묘하게 되어 있었다. 원래 반찬 가지수 많은 거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이 김치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반찬이 될 정도다. 밥에 비벼 먹기도 하고, 오늘은 비빔국수에도 넣어 먹었다. 얼굴 없는 돈보다 이런 촌지가 훨씬 좋다. 무엇보다도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질 않는가 말이다. 음식을 만든 사람의 정성도 그대로 전달이 되고 말이다.

이 자리를 빌어 그 학생의 어머니께 감사 드린다. 김치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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