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7.10 뭐든 안 되는 날?
  2. 2008.02.28 곰TV 스타 인비테이셔널 흥행 실패?
     간밤에 모기 한 마리때문에 잠을 설친 거나, 약간 어이 없을 정도로 생생한 악몽의 경험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새벽밥 지어먹고 청주에 내려와서 도서관에 앉았으나 부족한 잠으로 하루 종일 꾸벅꾸벅 존 것도 모른 척하자. 아직까지 내일의 스터디 준비를 다 못한 게 나름 가슴 아픈 일이지만, 오늘 밤에 하기엔 너무나 졸리지만, 까짓거 공부하다 죽는 셈치고 하면 안 될 것도 없다.

    그런데 방금 끝난 박카스배 스타리그 16강 경기는 좀 그렇다. 어쩜 네 경기 중에서 단 한 경기도 내가 응원하는 놈이 이기질 못하는지... 이영호가 김정우를 잡았을 때만 해도 별 생각 없었다. 송병구 이놈 오늘따라 스피디하게 잘 한다 싶었는데 정명훈 이 미친 놈의 벌처는 왜 이렇게 신나게 돌아다니는 거냐. 게다가 꼴도 보기 싫은 벌레 테란도 진영수를 밟은 데다가, 마지막엔 믿었던 고인규마저 조일장을 이기면 대체 어쩌라는 거냐. 그리고 고인규 이놈 '버티고' 모드는 어디다 던져 버리고 놈 답지 않게 공격 일변도의 경기를 구사하다니... 네 경기 모두 다 질 확률은 1/16 아닌가. 생각에 따라선 작은 확률은 결코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네 놈 모조리 나가면 안 되지.

    공부가 안 되는 것도 안 되는 거지만 괜히 이런 날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얼쩡거리다 사고라도 당하는 게 아닌지 약간 떨린다. 대충 접고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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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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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곰TV 스타 인비테이셔널 준결승전이 테크노마트에서 열렸다.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계속 봐야지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간 무슨 일인지 손이 안가는 반찬처럼 시청을 외면해(?)왔다. 언제라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어제 곰플레이어를 실행했더니 마침맞게 준결승 경기가 시작하는 시간에 걸린 거다. 이왕이면 TV로 보는 게 좋겠다 싶어 케이블TV로 경기를 봤다.

    평소 응원하는 선수들이 오늘따라 모두 승리를 했다. 이영호와 오영종의 경기는 1세트의 경기력을 보건데 무난하게 오영종이 결승에 올라갈 것 같더니, 역시 이영호 이놈 뚝심이 장난 아니다. 2세트도 완전히 진 경기였는데 그걸 뒤집다니. 그것도 2007 프로리그 후반기의 최강자 오영종을 상대로 말이다. 역시 업그레이드된 테란의 메카닉의 힘이란... 2경기 변형태와 송병구의 경기는 3:0 결과만 놓고 본다면 싱겁게 끝난 것 같지만, 내용을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공변증(?)이라고 해야 할까, 평소에 변형태만 만나면 허무하게 무너지던 그 송병구가 아니었다. 완전한 앙갚음이었다. 게다가 2세트에서 보여준 집념의 캐리어 플레이는 오늘 경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결승은 이영호와 송병구의 대결. 이 둘 중에서 이른바 본좌 중의 본좌가 나온다는 것인가. 둘 간의 전적으로 보면 송병구의 압승이 예상되긴 하지만, 송병구가 누구인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때 정상의 문턱에서 미끄러지는 기술은 당대 최고 아닌가. 결론은 뚜껑 열어 봐야 안다는 얘기다. 흥미진진한 결승전이 되리라 본다.

    그런데 TV 시청 내내 뭔가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오늘 애들 컨디션도 좋고, 경기 내용도 좋아 보이는데 왜 그럴까. 혹시 해설이 맘에 안 들어서 그러나? 딱히 흠잡을 정도는 아닌데. 그렇다. 분명 뭔가 빠진 게 있다. 그것은 경기장의 열기였다. 아니, 당대 최강을 뽑는다는 본좌전인데 이렇게 경기장이 조용하단 말인가. 다들 넥타이 맨 아저씨들만 구경 왔나. 경기 시작하는 순간에 'OOO 파이팅' 하는 응원 소리는 모기소리처럼 작을 뿐만 아니라, 경기 도중 극적인 순간에도 도무지 관중석은 반응이 없다.

    대회의 흥행을 평가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청률, 광고수입, 동영상 클릭 수 등등. 그러나 그 중에서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바로 관중 동원이다. 명색이 본좌전에, 그것도 준결승전에 관중이 없다니. 어떻게 된 일인가.

    곰TV가 이번 대회를 열게 된 것은 그 이전의 '임요환과 마재윤', '마재윤과 이윤열'의 슈퍼파이트의 경이적인 성공 때문이다. 이 경기들을 통해 마재윤은 진정한 본좌라는 칭호를 얻고 전성시대를 선언했다. 개인리그가 2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둘의 우승자끼리 붙어보면 누가 더 셀까 하는 소박한 궁금증을 해결해준 것이다. MSL이 지금 '당대 최강을 배출하는 리그'라고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도 이 슈퍼파이트 덕이다.

     올스타전의 맛은 단기간의 일정에 있다.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최고로 인기 좋은 선수를 모아서 하루 날 잡아서 멋진 경기로 팬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잔치를 여는 거다. 그런데 이놈의 잔치가 아무리 상다리가 부러지고 풍악이 울리면 뭐하나. 좋은 음식도 하루이틀이지, 계속하면 물리게 마련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스타 인비테이셔널은 흥행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기획했음에 틀림 없다. 참가한 선수들 면면으로 보면야 최고의 흥행 코드라 할 수 있지만, 이들이 이렇게 모여 16강, 8강 어쩌고 하면 벌써 이것은 또다른 개인리그일 뿐이다. 경기가 많아지다 보니 다른 개인리그에 치어서 경기 날짜 잡기도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명색이 준결승인데도 평일 낮에 열리고, 그 결과는 당연하게도 관중 동원력이 프로리그 주중 경기 수준밖에 안 나오는 것이다. 고수들의 매치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다. 스타챌린지나 듀얼토너먼트, 그리고 메이저리그 격인 MSL, 스타리그에서도 이른바 '죽음의 조'는 차고 넘친다. 그 경기들만 보기에도 팬들은 벅차다. 물론 그들 중에서도 최강자들만 뽑았으니 뭔가 더 나은 흥행 코드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미 경기가 리그 수준이 되는 순간 기존 개인리그의 역사가 가지는 기득권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경기 말고 차라리 MSL와 스타리그 우승자가 정기적으로 슈퍼파이트를 열도록 제도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긴 그러면 양대 개인리그 입장에선 우승 트로피의 권위가 떨어지는 부담이 있으니 별로 달가워 하지 않겠지만.

    어쨌거나 이영호와 송병구의 결승전은 이 정도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e스포츠의 새로운 시도가 그저 어정쩡한 리그 하나 실험적으로 해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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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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