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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6 부지런한 놈들아, 그래 열심히 살거라. 5
    4시간 수면은 노력이 아니라 체질이라는 기사가 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굳이 기사를 통해 하는 것을 보면, 소위 '부지런한 놈들'의 압박이 심하긴 한가 보다.

매일경제: <4시간 수면은 노력이 아니라 체질>

    이제껏 살면서 4시간만 자고 버텼던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바로 고3때이다. 사실 그 때는 그것이 형벌인지 몰랐다. 그 당시 두 달에 한 번씩 링거 주사 맞고 버텼지만 남들 다 이렇게 하는 거니까 나도 당연히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보다 했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게 먹었어도 몸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아마 대학 생활 동안 그렇게 대책없이 잤던 것은, 고3 시절의 반대급부도 어느 정도는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부지런한 놈들은 말한다. 이렇게 사는 게 올바른 거라고. 부지런해야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갈 수 있다고. 그런데 그 놈들이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4시간만 자는 모든 사람이 그놈의 경쟁에서 남들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또한 남들 잘 거 다 자고, 놀 거 다 놀면서 부모 잘 만나 아무 걱정 없이 잘 사는 놈들은 대체 어찌된 일인지 설명 가능해야 한다. 하루 3시간만 자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종일 고물을 모아도 손에 5천원밖에 못 쥐는 노인들이 대체 뭐가 잘 못 되어서 부자가 못 되었는지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혹시 맹목적인 근면은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부동산 투자 하나쯤은 해 주는 센스가 없어 그렇다고 말하고 싶나?

    좋다. 인간이 4시간만 자고도 멀쩡하게 살 수 있다고 치자. 그럼 행복한가? 최소한 나는 불행하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부지런한 놈들, 너네들이나 그렇게 살거라. 아니,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놈들 혹시 부지런한 게 아니라 단순히 잠이 없는 거 아닌가? 그냥 병 아닌가?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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