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작품: 정원이

패밀리 2010. 7. 30. 00:41

며칠 전 집에서 자신의 카메라 A80으로 동생의 모습을 찍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아빠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구도와 파격적으로 느린 셔터 스피드. 처음엔 그냥 잘못 찍어 흐리게 나온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지우려 했으나 자꾸 보니까 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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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둘째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려고 나가는데 오늘부터 방학인, 그래서 하루종일 심심했던 첫째가 따라나섰다. 자기도 동생을 데리러 가겠단다. 이미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몇 번 놀러가 본 경험이 있는데다가 오늘 집에서 뒹굴뒹굴하느라 지쳤겠다 싶어서 딸과 함께 갔다.

복날이라 그런가. 바깥 공기가 전혀 시원한 맛이 없다. 에어컨 틀어놓은 집이 차라리 낫다. 

둘째는 오늘 어린이집에서 컨디션 좋았단다. 잘 놀고 잘 자고 잘 먹고... 특히 복날이라 점심에 닭계장을 먹었는데 오후에 누군가 가져온 닭죽을 또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단다. 집에서도 오늘 저녁 닭 먹으려고 엄마가 준비중인데 말이다. 그래도 요새 먹성이 좋아져서 엄마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언니가 동생 유모차 타는 걸 밀어주겠단다. 유모차 손잡이를 맡겼더니 힘에 겨워 하면서도 재밌나 보다. 앞으로는 자주 시켜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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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은 오늘부터 방학인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엄마가 착각한 거란다. 그래서 아침부터 서둘러 어린이집에 가야 했다. 그래서 다른 때보다 오히려 더 여유가 없는 수요일. 그래도 아침에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살이 꽤나 좋길래 아빠가 사진 몇 장 남겼다. 

김밥으로 아침을 먹는 두 딸. 언니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카메라를 보고 밥을 입에 문 채로 포즈를 잡았다. 동생은 당연히 아무 생각 없이 먹는 데에만 열중...

 

저녁에 어린이집에서 돌아와서 엄마 젖을 먹는 정원이. 아직도 젖을 떼지 못했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뗄 수 있을까...

 

어린이집 가방을 좋아하는 정원이. 가방을 메는 것도 좋아하고 열어보는 것도 아주 좋아한다. 언니와는 다르게 모자 쓰는 것도 좋아한다는 점.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노는 정원이

 

멍한 표정으로 TV를 보는 정인이

 

언니가 빵을 먹다 동생에게 한 점 먹여주고 있다. 기특한 모습...

 

언니한테서 얻은 빵을 맛있게 먹는 정원이

 

엄마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정원이. 그래도 언니 어렸을 때와는 달리 휴대폰을 입에 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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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혹은 애초부터 의도라 할 만한 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휴일 저녁 무렵의 한가함은 담아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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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사진작가

패밀리 2010. 7. 25. 23:07

언니가 하는 거라면 무조건 따라하고 보는 작은 딸.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이번에도 언니의 디카를 빼앗아 제법 포즈를 잡아 봤다.

확실히 둘째는 첫째보다 욕심도 많고 샘도 많은 것 같다. 언니가 할 수 있는데 왜 내가 못하냐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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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자마자 체육복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8시 반, 해는 이미 떨어졌지만 아직도 하늘은 파란빛이 감돌고 있다. 불광천까지 걸어서 10분, 도중에 동네 야경도 담아가며 걸었다. 불광천에 도착하니 역시 여름밤은 여름밤이다. 더위를 식히러 나와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심지어는 다리 밑에 모여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하는 운동이라 정말로 무리하지 않으려는 마음에, 뛰지도 않고 오로지 걷기만 했건만 30분이 지나자 다리에 힘이 풀린다.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저울에 올라가 확인해 보면 몸무게가 많이 불어났음에 틀림없다. 하긴 뭐 허리띠가 이미 말해주지 않았나.

돌아오는 길은 다리가 풀려 쉽지 않았다. 중간중간 길 옆에 앉아서 쉬기를 반복하여 한 시간 반만에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턴 이렇게 나오지 않더라도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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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모 분위기를 살짝 내 보다. 그리고 디카와 소프트웨어의 편리함에 감탄하다.

남쪽은 집중호우로 홍수가 났다는데 여긴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다. 이 넘쳐나는 빛을 그냥 눈으로 보고 흘려 버리기가 아까워서 작은 딸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사진 몇 장 찍어 봤다.

욕심까진 아니지만, 사람의 생각이나 일이라는 게 한 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나중엔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이놈의 카메라만 해도 그런데, 없을 땐 멀쩡하게 잘 살았다. A80 고장나서 쳐박아 두었을 땐 뿌옇게 흐린 사진만 뽑아내는 휴대폰 카메라로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최근에 나온 디카를 접하게 된 이후로는 카메라 없이 살기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런데 그 정도에서 끝내면 얼마나 좋을까만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끝나는 게 아니다. 카메라가 필요해서 새로 장만했는데, 그러다 보니 그쪽 동네, 즉 디카의 세계에 한 발짝 발을 들여놓게 되고, 남들은 무슨 카메라고 어떻게 찍는지도 궁금하고, 이 카메라는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도 알게 되고... 이러다 보니 애초에 맘 먹었던 소박한 동기에서 한참 멀어진 곳까지 오게 된다. 그래서 말도 안 되게 비싼, 그래서 제정신에는 절대 살 리가 없는 리코 GRD3에도 필이 꽂히게 되고, 급기야 필름카메라 동네까지 정신이 외출하게 되었다.

필름카메라, 좋다. 누가 모르나. 게다가 중학생 시절 이후로 떨어져 나온 필카 세계에 요새 보니까 토이 카메라, 그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로는 로모 카메라가 인기가 좋단다. 솔직히 말하면 싸구려 불량일 뿐인 사진을 굳이 예술(?)이니 독특한 색감이니 우기면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토이, 말 그대로 재미삼아 찍기 좋고, 또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보니 그 나름의 맛이 있어, 보는 사람의 흥미를 일으킨다. 그래서 싼 맛에 로모 같은 걸 하나 장만할까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이런 거 보기엔 좋지만 막상 찍고 현상소에 맡기고 다시 그걸 스캔하고... 이런 불편함이 나같은 게으름뱅이로선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어 놓았다. 첫째도 편리, 둘째도 편리하고 볼 일이다. 그냥 디카로 찍고 로모 효과 내는 필터 쓰면 그걸로 충분하다. 요샌 후보정 소프트웨어도 정말 감동적으로 편리하게 나온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이걸로 밥먹고 살 거 아니라면 불편한 건 절대 용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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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딸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너무 더워서 해 본 흑백사진 놀이. 그나마 어제보다는 좀 나은 것이, 바람이 분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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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다고 해서 무슨 공예품 같은 건 절대 아니고, 그냥 창문에 인화한 사진들을 붙여 봤다. 우선 지금 당장 집에 남아도는 앨범이 없을뿐더러, 있다 쳐도 거기 넣어놓고 자주 안 보느니, 그렇잖아도 유리창에 햇빛 가리개가 필요하다는 점도 반영하여 양면 테이프로 사진을 덕지덕지 붙였다.

이에 앞서 냉장고에 몇 장 붙여 봤는데, 그래 놓고 보니 꽤 그럴 듯하여 이번엔 좀 크게 붙여본 거다. 큰 딸은 물론이거니와 아내도 퇴근 후에 보고 좋단다. 다만 햇빛을 쬐면 사진이 상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그러면 다시 인화하자고 했더니 두 말 않는다.

양면 테이프 값에다 30분 정도의 노력으로 삭막하던 컴퓨터방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졌다. 인테리어 쪽의 문제는 해결되었고, 이제 내일 아침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이놈이 얼마나 잘 막아주는가 하는, 본연의 성능 테스트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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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두 딸을 한 사진 속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워낙 둘 다 사진 찍기가 어려운지라 한 자리를 만들어 모시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니는 그래도 나름 포즈를 취하는데, 옆의 동생은 대체 언니가 지금 뭘 하는지 궁금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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