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엄마가 없다는 걸 알아채고서는 짧지만 강렬하게 한바탕 울어 주시고, 곧이어 멍하니 일광욕 즐겨 주시다가, 아침 먹고 옷 차려입고 모자로 포인트를 주고 어린이집에 갔다. 달력에 빨간 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쉬는 집이 많은 오늘, 애들을 받아주는 어린이집이 고맙다.

딸은 오늘 하루도 재밌게 놀다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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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보니 엄마는 이미 출근하고 없어서 한바탕 울고난 막내. 그래도 요샌 적응이 되어서 금방 그치고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 EBS를 시청한다. 가을 햇살이 좋은지 쿠션 옆에 누워서 일어날 생각을 않더니, TV에서 태권도춤 추는 시간이 되자 벌떡 일어나 앉는다. 그러더니 손짓하는 폼이 제법 따라하려는 눈치다. 역시 애들은 금방 큰다.

딸아, 이제 병치레하는 것만 줄이면 정말 효도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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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놀이방이 된 작은방에 들어가니 좀 전까지 뛰어놀던 자리가 휑하다. 오전까지만 해도 이놈들 빨리 외가에 안 가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이들은 역시 있을 땐 시끄럽고, 없으면 허전하다. 그래도 많이 놀다 오너라. 특히 막내는 할머니께 재롱도 좀 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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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큰 사진은 아니고 결혼식 때 찍은 스냅사진이다. 당연히 있을 줄 알고 찾았는데 의외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저녁 나절에 갑자기 온 집안을 다 뒤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혹시 부산 할머니 댁에 갖다놓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그럴 리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다른 건 다 나오는데 왜 그건 안 나오냐고... 분명이 찍었을텐데... 이윽고 혹시 우리 결혼식에 스냅사진 같은 건 안 찍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무렵에야 사진이 기어나왔다.

10년 전의 얼굴들이 사진 속에서 웃고 있다. 당시에는 우리 부부도 꽤 젊었구나... 오랜만에 보니까 꽤 어색하다.

앨범도 없이 집안을 돌아다니는 사진들. 이러다가 이사갈 때 잃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앨범을 사거나 스캐너를 사서 파일로 저장하거나 둘 중의 하나는 조만간 해야겠다. 귀찮아서 이렇게 버려두는 만큼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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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딸이 아프면 맘이 아픈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화가 났다. 내가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길래 이놈이 이렇게 내 인생을 가로막나 하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나의 부족함과 그에 따르는 조급함을 딸에게 덮어씌웠던 거였다. 그냥 인정하면 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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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언니가 타고 놀던 장난감을 이제 동생이 가지고 놀게 되었다. 그동안 사촌동생네 집에 출장 가 있던 말이 며칠 전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몸을 흔드는 놀이는 누구라도 좋아하는 법인지, 처음 보는 장난감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잘 가지고 논다. 그런데 엄마의 자동차 열쇠는 왜 가지고 있는지...

언니는 TV를 보는 모습이 영 힘이 없어 보인다. 어린이집에 다녀오자마자 아빠한테 혼나서 그런가 했는데, 나중에 감기 기운 탓이었음 밝혀졌다. 처음에는 앉아서 보더니 그 다음엔 누워서 보고, 어느 순간 스르르 잠에 빠져 버린 딸. 이마에 손을 갖다 내니 아니나 다를까 열이 난다. 해열제를 먹었으니 부디 내일 아침엔 멀쩡한 얼굴로 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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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원래 날씨가 좋으면 둘째 딸 걸음마를 시키러 동네 아파트 놀이터에 가기로 했었는데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여 다음에 가자고 했었다. 그런데 선풍기 바람을 쐬었더니 머리가 아픈데다가 때마침 두통약이 다 떨어졌길래 운동도 하고 그 김에 약도 사 오려고 외출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걸 본 애들 엄마가 지금 비가 그쳤으니 다함께 놀이터에 가자고 해서 갑작스럽게 온가족이 출동하게 되었다.

16개월 난 아기에게 사실 따로 걷기 연습이 필요한 건 아니다. 지금도 잘 걷는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다른 친구들은 다들 열심히 걷는데 우리 딸은 좀처럼 걸으려 하지 않는다길래 따로 연습을 시켜서라도 걷기에 재미를 좀 붙여주려는 것이다.

해가 쨍한 날보다 이렇게 흐린 날이 오히려 외출하기엔 더 좋다. 둘째를 유모차에 태워 갈까 하다가 거리도 얼마 되지 않는데다가 오늘 외출의 취지를 살려 그냥 가기로 했다. 중간에 애가 힘들어하면 그때마다 잠깐씩 안아주면 되지 뭐. 큰 딸은 놀이터에 간다니까 미끄럼틀 탄다고 신났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오늘 계속 비가 내려서 미끄럼틀이 젖었다. 물론 옷을 버릴 요량으로 나갔기 때문에 타긴 탔는데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동생은 언니가 타는 미끄럼틀 당연히 자기도 탈 수 있다며 나섰다. 그러나 어린이집의 실내 미끄럼틀과는 달리 쉽지 않다. 지금 신고 있는 샌들로는 그 경사를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하늘어 어두워지더니 이내 비를 뿌린다. 우산도 없이 나왔는데 어쩌나. 놀이터 옆으로 비를 피할 공간은 충분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이래선 집에 갈 수 없다. 엄마 아빠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동안 딸들은 밖에서 보는 비가 반가운 눈치다. 심지어 둘째는 비 맞는 게 더 좋은지 거침없이 나선다.

지나가는 소나기였는지 비는 10분도 안 돼 그쳤다. 빨리 집에 돌아가려 했으나 큰 딸은 좀 더 놀고 싶은가 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 또 언제 다시 비가 내릴지 알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애들이랑 엄마는 집에 보내고 약국에 들러 두통약을 사려 했는데, 젠장... 주머니에 있는 돈이 부족하다. 주말에 머리 아파도 그냥 참으라는 얘긴가 보다.

이 이야기의 비극적인 결말. 빈 손으로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지갑 뒷편에 천원 짜리 지폐가 한 장 더 있다는 사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하는 법이다. 머리 아파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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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심

  • 군것질은 하지 않는다.
  • 과일과 채소만 먹을 것이다.
  • 저지방우유만 먹을 것이다.
  • 너무 많이 먹지 않을 것이다.
  • 몸짱이 될 것이다.
  • 다이어트를 꼭! 하고 말 것이다.
  • ♥건강하고 튼튼해질 것이다.♥
  • 대표우유인 서울우유만 먹을 것이다.

정인이가 쓴 것

오늘 저녁 큰 딸이 TV를 보더니 문득 느낀 바 있는지 종이를 가져다가 뭔가를 열심히 적길래 그 내용이 궁금했는데, 다 적어서 큰 소리로 읽더니 벽에 붙여 놓았다. 특히 저지방우유를 강조하는 걸로 보아서는 아마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특정 상표를 딱 집어 얘기하는 마지막 문구는 원래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데, 결심 문구를 써 내려가면서 옆에 아빠가 다 먹고 남긴 빈 우유팩을 보고 추가한 내용임에 틀림없다.

벌써부터 다이어트 운운하는 것이 재밌다. 과자를 좋아하는 딸로서는 첫번째 결심부터 지키지 못할 공산이 큰데, 아무튼 본인은 진지하니, 뭐 지켜보는 수밖에. 기대는 하지 않지만, 열심히 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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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눈 뜨면 옆에 엄마가 있을 줄 알았던 딸은 아빠밖에 없자 아침부터 한바탕 울어 주셨다. EBS의 Lazy Town을 보느라 울음을 그친 후에도 아빠더러 어디 가지 말고 옆에 딱 붙어 있으란다.

한 이틀 정도 쨍한 날씨를 안 보여 주더니 오늘은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시다. 그래도 일어나자마자 숨막히는 공기가 몰려오는 건 아니라 견딜 만하다. 물론 좀 있으면 다시 더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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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션이 좋아요

패밀리 2010. 8. 9. 01:43

작은 딸은 요즘 쿠션에 제대로 꽂혀서 틈만 나면 거실에 있는 쿠션 위로 쓰러진다. 푹신한 맛을 알았는지 표정도 제법이다.

아빠는 요새 날이 더워지면서 게을러져서 며칠 전 찍은 사진을 이제사 올린다.

그건 그렇고 A80 이거 감도를 올려 찍으니까 노이즈가 장난 아니네. 그냥 밝은 날 야외에서만 찍으라는 얘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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