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과는 달리 작은 딸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라면 아주 환장을 한다. 아빠나 언니가 키보드 앞에 앉아 있는 걸 보면 자기도 끼어들고 싶어 난리를 치며, 기어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야 만다.

처음엔 실랑이를 하던 언니도 이제는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동생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착하다 우리 큰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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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심사가 뒤틀린건지 오늘 하루 종일 징징거린, 그래서 아빠를 완전히 녹초로 만든 작은 딸.

처음엔 그래도 아빠가 다 받아주려 했으나 나중엔 도무지 해결책이 안 보이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그냥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우는 와중에도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꼭 챙겨볼 생각인지, 잠깐 동안이나마 멍한 얼굴로 응시하고 있다.

아빠가 나름대로 딸 얼짱 각도 유지하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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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은 어른들 안경 쓴 모습이 부러운지 전부터 한 번 써 보고 싶다더니 오늘 드디어 아빠 안경을 얻어 썼다. 양쪽 도수 차가 많이 나서 어지러울텐데도 멀쩡하게 웃고 있다.

그나저나 요즘 디카를 꺼내들기 귀찮아서 그냥 휴대폰으로 마구 찍고 있는데, 이놈의 해상도가 심히 절망적이다. 카메라 기능 좋은 걸로 새로 하나 장만할까 살짝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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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0318_001.jpg

오늘도 역시 잊지 않고 주니어 네이버를 방문하신 작은 딸.

계속 뒷모습이나 돌아보는 모습만 찍어주다가, 오늘은 앞으로 돌아가서 찍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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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리듬을 탈 줄 안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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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엄마가 어제부터 갑자기 허리가 아파 결국 처제가 출산한 곳에 가지 못하고 대신 병원에 갔다. 그리하여 졸지에 오늘 놀러갈 곳이 없어진 큰 딸. 할 수 없이 TV만 보고 있는데...

아빠로서 재밌게 놀아주고 싶은 맘이 없는 건 아니나, 칭얼대는 작은 딸을 업고서 놀아주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잠깐 짬을 내서 놀아준다고 해도, 무한 에너지로 충만한 딸에 비해 금방 배터리가 떨어지는 아빠...

항상 좋은 아빠로 남고 싶지만 그건 언제나 머리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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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네 마리

패밀리 2010. 3. 2. 21:37
고양이 네 마리 나무에 올라갔네
한 마리 떨어지고 세 마리 남았네

우리 큰 딸이 처음으로 지어서 아빠에게 보여준 詩.
어디서 본 내용인지 순수 창작인지 알 길은 없으나, 본인 말로는 혼자서 생각해서 쓴 글이란다.

"떨어진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니?"
"'아야~!' 하고 집에 갔어."

다행이다. 혹시나 떨어진 놈 죽여버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란다...
딸이야 오늘이 가면 금방 잊어버릴 게 틀림없겠지만, 아빠로선 그냥 넘겨버릴 수 없는 일이라 이렇게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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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과 응용

롤플레잉 2010. 2. 11. 22:12
"아빠."
"왜?"
"개념이 뭐예요?"
"뭐? 개념?"
"예. 개념이요."
"너 그거 어디서 본 거니?"
"글쎄요. 그냥 생각이 났어요."
"흠... 개념은 말야... 어디보자..."

오늘 저녁에 외할머니 댁에서 큰 딸을 집에 데리고 오는 중, 뒷자리에 앉아 있던 딸이 갑자기 '개념'의 뜻에 대해 물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개념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여섯 살바기 아이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줄 방법이 도무지 생각나질 않는다. 아니 사실 다 큰 어른을 대상으로도 '개념'이 뭐라고 일목요연하게 말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은 대충 이런저런 얘기로 둘러댔다. 큰 딸의 대답은 알아들었다고 했지만, 목소리로 봐선 전혀 알아듣지 못한 눈치다. 당연하리라. 그리고 아빠와 딸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빠."
"응?"
"응용이 뭐예요?"
"응용?"
"예."
"너 그건 또 어디서 들었냐."
"몰라요. 기억 안 나요."
"응용은 뭐냐면 말이지..."

그나마 '개념'보다는 설명해 주기 쉬웠다고 생각되지만 그렇다 해도 딸이 알아듣기 쉽게 깔끔하게 말해 주었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자식 키우는 부모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아이들이 자기들 알아서 커 주면 좋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 궁금한 게 많아지는 대여섯 살때엔 이렇게 부모를 난감하게 만들 때가 많다. 아이 키우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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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필요해

패밀리 2010. 1. 10. 17:22
큰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은 우리 동네가 아니라 외할머니가 사시는 동네에 있다. 외할머니 댁이 집에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절대 아니다. 승용차로 10~15분 정도는 족히 가야 할 거리이다. 어린이집을 굳이 같은 동네에 하지 않고 먼 곳에 잡은 이유는 당연히 외가의 근접성을 고려한 때문이다. 그리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차로 딸을 외할머니 댁에 데려다 주고, 오후에 어린이집을 파하면 거기서 놀고 있는 딸을 저녁에 다시 데려오는 것이다. 동생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때에는 아침마다 딸을 데리고 외할머니 댁에 데려다 주는 일이 엄마의 몫이었으나 지금은 아빠가 그 일을 하고 있다.

며칠 전 아침이었다. 요사이 계속되는 추위로 아침마다 일어나는 일이 정말로 괴롭다. 큰 딸도 이런 일에는 예외가 아니어서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예전의 두 배는 걸리거니와, 일어나서 할머니 댁에 가는 도중에도 잠이 덜 깨어 멍하니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런데 그날따라 큰 딸은 기상이 더욱 힘들어 보였고, 차 안에서도 운전석의 바로 뒷자석에 앉아서 라디오의 '굿모닝 FM'을 듣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내내 굳은 표정으로 오도카니 앉아만 있다. 본의 아니게 아빠랑 딸이랑 한바탕 싸우고선 서로 말도 안 하고 있는 것같은 냉랭한 분위기가 흐르는데...

문제는 이런 분위기를 떨쳐버릴 만한 묘안이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는 거다. 아빠란 사람이 이 아침에 당췌 딸내미에게 할 말이 없더라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평소엔 딸이 먼저 수다를 떨고 아빠가 그걸 받아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되는데, 딸이 먼저 입을 닫은 마당에 아빠로서 이걸 소위 breaking the silence할 능력이 안 된다는 거... 이거 아주 괴롭다. 아니 아빠랑 딸 사이에 이렇게 할 얘기가 없단 말인가. 외할머니 댁에 도착하기까지 15분 동안 부녀가 나눈 대화는 딱 한 마디.
"정인이 추워?"
"아뇨."
"..."
"..."
정말로 이 얘기 말고는 더 할 말이 없었다. 나름대로 말을 붙여 보려고 춥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는 딸의 대답. 아니라는데 뭐라고 할 건가. 더 이상 할 말은 없는 거지 뭐.

정말 심각하다.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지만 사실 웃어야 될 상황은 아니다. 이제 여섯 살되는 딸과 아빠가 이렇게 할 얘기가 없는데, 나중에 딸이 머리가 커지고 나면 정말로 무슨 얘길 하겠는가. 그 때쯤 되면 엄마 아빠의 얘기가 다 시시하게 들릴텐데 말이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를 엮어갈 기술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사실 딸의 어린이집 친구 이름만 좀 알고 있어도 훨씬 쉽게 얘기가 풀릴텐데, 그 동안 아빠라는 사람은 무얼 하고 있었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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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을 키우는 아빠가 되고 보니 가슴에 더욱 와닿는 노래,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노래가 한창 히트를 칠 때 이후로는 그동안 삶에서 완전히 지워졌던 노래, 그러다 최근 우연히 '맞다. 그런 노래가 있었지...' 하는 생각과 함께 다시 찾아본 노래가 바로 신디 로퍼 아줌마의 'Girl Just Want To Have Fun'이다. 마돈나 아줌마와 함께 여성 가수의 쌍두마차라 불리던 때가 있었으나, 1990년대 들어와서 뭘 하는지도 모르게 조용하게 잊혀져간 신디 로퍼. 그래도 난 주는 거 없이 정 안 가는 마돈나보다는 이 아줌마의 노래가 더 좋았다. 얼마 전에 오랜 공백을 깨고 신곡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다시 조용한 걸 보면 역시 재기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
 
엄마 아빠가 딸에게 바라는 게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딸에게는 자신의 삶이 있고, 부모의 바람은 말 그대로 바람일 뿐이다. 아주 작은 것까지도 말이다. 우습게도 아직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작은 딸을 보며 이런 걸 깨닫는다는 사실...

Cindy Lauper - Girl Just Want To Have Fun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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