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에 해당되는 글 64건

  1. 2006.02.11 그란투리스모4
  2. 2006.02.07 사이바라 리에코의 마작 방랑기
  3. 2006.01.31 절세의 미녀
  4. 2006.01.29 웃음의 공감대
그란투리스모4의 동영상을 보고도 불타오르지 않는다면 운전 면허가 없거나 뜨거운 가슴이 없는 사람이다. 현실에서야 드라이버도 아닌, 규정 속도 잘 지키는 얌전한 운전자에게도 드리프트 한 번 해 보고 싶은 맘이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수도고배틀 이후로 레이싱 게임을 지르지는 못하고 계속 기웃거리기만 했던 이유는 순전히 경제적인, 즉 주변기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결정적인 진입 장벽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허한 가슴을 PC에서 니드포스피드 등으로 달래려 해 봐도 아무래도 손맛이 나질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못 먹는 떡이라 잊고 지내다가 우연히 다시 오프닝을 본 순간 다시 가슴이 불에 덴 듯한 이 느낌... 하지만 로지텍 드라이빙 포스 PRO에다가 거치대까지 장만하려면 20만원이 훌쩍 넘어가 버린다. 다시 절망...

돌파구는 비자금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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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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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무슨 게임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주목해야 것은 '자투리' 시간이다.
막간을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이 있나 하면 아예 접근 자체를 달리해야 하는 게임도 있다. 즉 미리 날을 잡고 단단히 맘먹고 시작해야 하는 게임을 말한다. 예를 들면 RPG나 어드벤쳐, 전략시뮬레이션 중의 일부가 이 범주에 속한다. 이런 게임은 낯을 익히는 시간도 충분히 필요할 뿐 아니라 게임에 들여야 하는 시간 또한 만만찮다. 게임 매뉴얼도 필요하며, 아무리 박터져라 해도 안 될 때엔 공략집이 필요할 때도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 장르는 RPG이다. 하지만 딸이 낮잠 자는 한두 시간 동안 '파이널 판타지'를 할 수는 없는 거다. 소위 게임의 리듬이 깨지면 아니한 만 못하기 때문이다.
정말 공부에도 때가 있듯이 게임에도 때가 있는 것 같다. 영혼을 불사르며 '디아블로'를 잡으러 돌아다녔던 그 때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또 다시 끼니를 걸러 가며, 하얗게 밤을 새워 가며 퀘스트를 깨러 앙그반드의 던전을 휘젓고 다닐 수 있을까 싶다. RPG가 재미 없어져서가 아니다. 어드벤쳐가 식상해져서가 아니다. 도무지 이놈의 리듬을 깨지 않고 온전히 게임에 바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내겐 잘 주어지지 않는다. '삼국지', '문명', '파이널 판타지', '원숭이섬의 비밀'... 다 떠나 보내야만 한다. 슬픈 일이다.

그러나 RPG나 어드벤쳐의 세계로 도망치기엔 일상의 무게가 너무 무거운 아저씨 아줌마들에게도 열려 있는 게임의 세계가 있으니, 대표적인 장르가 바로 보드게임이다. 이미 현실세계에서 낯을 튼 종목이라 바로 게임에 집중할 수 있다. 코스요리가 아니라 일품요리에 가까운 게임 시간 또한 아저씨 아줌마들의 편이다. 주차장 관리 아저씨, 아파트 경비 아저씨, 여관 카운터 아줌마, 비디오 가게 주인들을 보라. 심지어 업무 중에도 게임이 가능하지 않은가... 축복이다.

그렇다고 내가 고스톱이나 카드게임 같은 온라인 보드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난 강한 몬스터는 참을 수 있어도 무례한 몬스터는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5초만 뜸을 들여도 여지없이 튀어나오는 '빨리빨리...'와 그에 이어지는 욕설에 질려버린 나로선 온라인 게임은 팔자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짬이 났을 때 주로 즐기는 게임은 오프라인용 보드게임으로 영역이 줄어들어 버렸다.
그중에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것이 바로 '사이바라 리에코의 마작 방랑기'라는 게임이다. 마장(마작의 공식 명칭)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추천한다. 마장을 할 줄 모른다고? 정말 애석하다. 그 재밌는 마장을 모른다니. 인생은 마장을 알기 전과 마장을 알고난 후로 나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는가?

'... 방랑기'는 일본 게임답게 일본마장 룰을 따르기 때문에 중국이나 한국 룰에 익숙한 사람은 처음에 혼란스럽기도 하겠지만, 적응하기 나름이다. 지역에 따라 제각각인 마장룰을 모두 적용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일본 룰도 알고 보면 상당히 재밌다. 물론 일본 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1995년 TAITO에서 출시한 이 게임의 특징은 사이바라 리에코의 만화를 게임에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단순하지만 밝은 배경음악도 맘에 든다. 제대로 된(상하이나 사천성류가 아닌) 일본 마장 게임 중에선 도박성을 강조하여 야쿠자라도 나올법한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래서 가벼운 게임을 예상한 사람들에겐 약간 부담스러운 게임도 많다.
Super Famicom이나 GBA용 마작 게임은 패 모양도 꽤나 중요한데, 그것은 제한된 해상도 안에서 자연스럽고 가독성 있는 패를 그려내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 방랑기'는 성공적이다. 다른 슈패용 마작 게임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밤에 잠이 안 올 때, 무료하다 싶을 때, 그렇다고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 매직'을 한 판 하자니 내일 아침 일어날 일이 두렵다면 마장을 추천한다.


  ① 약간은 폐인스러운 게임 타이틀 화면이다.
  ② 경기 초반부터 리치(한국룰에서는 엎어)를 선언하고 있다. 이제 패 하나만 기다리면 된다.
  ③ 자급으로 이겼다. 족보는 칠대작이다. 하다보면 의외로 칠대작이 그리 드물지 않게 만들어진다.
  ④ 점수표 화면이다. 캐릭터의 표정이 재밌다.
  ⑤ 이렇게 개념 없는 떡패는 정말 괴롭다. 별로 희망이 없다.
  ⑥ 그 와중에 백 풍을 잡아 간신히 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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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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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외모에 대한 취향 또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경험으로 비추어 주위 사람들이 특정 인물에 대한 외모의 평가를 놓고 의가 상한다든지 원수진 일이 없는 걸로 보아,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는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아직 학생이었을 때 TV에 방영되었던 외화 시리즈 중에서 '미녀와 야수', '늑대 미녀' 두 편을 보고 친구들과 대체적인 합의를 본 부분이 있는데,

        "왜 야수는 나오는데 미녀는 안 나오는 거지?"
       "늑대는 없고 미녀만 있더군..."


의 두 가지였다.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다면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이른바 미녀란 '린다 해밀턴' 아줌마였다. 터미네이터에서 한 터프하던 아줌마 말이다. 모르면 외운다고... 아무리 미녀라고 마인드 콘트롤해 봐도 잘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거의 불가사의로 통하는 신비한 여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킴 베이싱어(또는 킴 베신저)라는 사람이다. 이 아줌마가 나오는 영화마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소개글이 대부분 '미모의...', '절세의 미녀...', '환상적인...' 등등이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대체 영화 어디에 절세의 미녀가 나온단 말인가?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안 보였다. 설마 화면에 보이는 저 씩씩해 보이는 각진 아줌마를 말하는 건가...




샤론 스톤이 '원초적 본능 2'를 찍는단다.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기사 중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해외 영화전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원초적 본능 2'의 영화 스틸에는 샤론 스톤의 변함없는 미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 [from 네이버 뉴스]

기자 눈이 삔 건가, 내가 뭔가 잘못된 건가... 왠 중년의 아지매가 부담스럽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건만... 혹시 기자는 '원초적 본능'을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게 아닐까? 변함없는 미모라니...
'원초적 본능'의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영화팬들을 위해서라면 샤론 스톤이 한 번 더 활약해 주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난 좀 그렇다. 난 '원초적 본능'에서 치명적인 미인을 보고 싶은 거지 샤론 스톤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 이제 왠만하면 젊은 배우에게 자리를 좀 내 주면 어떨까... 그걸로 충분히 고마울텐데...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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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한 절대적인 웃음의 코드가 있을까?
원래 TV 시청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다큐멘터리나 뉴스도 아닌 코미디 프로그램을 즐겨 볼 정도로 정성이 뻗칠 리가 없다. 근래에 들어 예외가 하나 생기긴 했는데, OCN에서 방영하고 있는 CSI가 거의 유일한 고정 시청 프로그램이다. 그리하여 예능 프로그램은 식사 시간에 틀어놓고 보는 정도가 전부에 가깝다.

얼마전 우연히 KBS에서 폭소클럽의 '올드보이'라는 코너를 보게 되었다. 문자 그대로 개그계의 올드보이 최양락이 나와서 진행을 하는데, 시쳇말로 한물 간 희극인들이 나와서 추억의(?) 개그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날의 인물은 80년대에 나름대로 꽤나 인기를 끌었던 박세민이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느끼개그'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야~ 어떻게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박세민이 이렇게 재미가 없었던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그때와 지금의 내용이 달라진 건가... 그것도 아니다. 목소리는 전성기때와 다름 없었다. 물론 늘어난 뱃살이나 목살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당시의 이미지를 구길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 지루하고 재미 없을 수가 있나... 하긴 전성기의 박세민을 지금 머리 속에 떠올려도 역시나 지루하다. 코미디는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더니 그래서 철지난 개그는 재미 없는 것일까?

뭐 그렇다고 현재의 웃음의 코드를 내가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사무실에서 남들이 '그때 그때 달라요~'를 얘기할 때도 그게 무슨 얘긴지 전혀 몰랐고, '이 세상에 날씬한 것들은 가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와~ 엄청 용감하구나... 근데 별로 뚱뚱하지도 않은 사람이 뭐 저런 얘길 다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더랬다. 공감대의 붕괴가 올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위기감을 느끼고 작정하고 한달을 코미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서야 남들 웃을 때 적당히 따라 웃을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또다시 방심하는 사이에...
'북경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뭘 어쩌라는 거냐... 저게 왜 웃기는 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옛날 개그는 이제 시시하고, 요즘 개그는 도무지 따라가기가 힘들고... 난 아무래도 동시대인들과의 공감대가 부족한 것 같다. 물론 그들과 코드를 맞추는 것도 이젠 좀 지쳤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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