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lex가 이렇게 지루한 노래였던가... 소위 Digital Remaster 라는 것이 예전의 그 정서를 복원해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 보았으나, 그건 아닌 것 같다. 내 정서가 달라진 것이겠지 뭐. 아무렴 중학생 때와 같을 수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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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EBS에서 아침마다 해 주는 『출동! 원더펫』. 매일 하는 것 같진 않고 정확한 프로그램 정보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처음에 이 원더펫을 봤을 땐 솔직히 뭐 이런 게 다 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뮤지컬식이라고 해야 되나, 대사를 계속 노래로 하는데 이게 얼마나 듣기 어색한지... 게다가 녹음이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날목소리로 되어 있다. 즉 가공되지 않은 진짜 아동들의 목소리? 물론 성우들이 누군지 직접 확인해 본 적은 없으므로 이 또한 확실한 건 아니다.

시골의 어느 학교 교실에 살고 있는 세 주인공이 지구상의 어디선가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도와주는 구조대라는 설정인데, 이놈들이 전화를 받고 출동하는 장면이 특히 우습고 재밌다. 지금에서야 재밌다고 하지만 사실 처음에 봤을 땐 온몸을 관통하는 어색함에 몸을 부르르 떨어야 할 정도였다.

"전화, 전화가 왔어."
"받아야 돼~"

요런 대사들을 뮤지컬처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우~ 지금도 좀 닭살스럽긴 하다.

그런데 이런 초닭살들을 한두 번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또 안 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다음 대사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은 딸 어린이집 가기 전에 보여 주는 프로그램인데 요즘은 나도 즐겨(?) 보고 있다. 거 참... 원래 이런 거 내 취향 아닌데...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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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앨범으로 『장혜진 3집: Before the Party』 만큼 테이프를 씹어먹을 정도로 노래 하나하나 구석구석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게 뭐가 있을까. 지금 돌이켜 보면 『이승환 2집: Always』 외에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수록곡 중에서 어느 하나 버릴 노래가 있었나 말이다. 「사랑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부터 「우(雨)」, 「귀여운 남자」 등등 보석같은 노래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요샌 이 노래들을 안 듣고도 멀쩡하게 잘 산다.

오늘 난데없이 우분투 업데이트 목록에 songbird가 올라왔다. 아니, songbird가 아직도 리눅스를 지원하나? 내가 알기로는 올해 봄에 지원을 끊었다던데. 어쨌거나 올라온 업데이트는 해야지 뭐. 그래서 오랜만에 실행시켜 보는 songbird. 요샌 음악을 들을 여유가 그다지 없다 보니... 그리고 역시 오랜만에 장혜진을 만났다.

레토릭의 독자적인 음악 DB 구축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장혜진 3집이 안 나오는 건 문제가 있다. 마니아틱한 앨범도 아닌데 찾지 못하면 사용자가 글감을 찾다가 김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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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오묘한 것이라서, 하나의 기억과 그것으로 인해 연상되는 기억 간의 관계가 합리적으로 묶여 있으리라는 기대따위는 하지 않는다. Eurythmics의 Sweet Dreams도 그러한데 이 노래는 항상 나의 중학교 2학년 시절과 묶여 있다.

내가 다닌 중학교는 부산의 문현동 언덕에 위치한, 그 당시로도 꽤 낡은 사립학교였다. 개교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래서 건물이나 시설 등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학교에 다니다가 이곳으로 전학을 와서 첫날에 너무나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쩌면 시설이 이렇게 낡은 곳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책상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고 건물은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낯선 얼굴들... 전학생에게 그렇게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반겨주는 분위기도 절대 아니었던 같은 반 학생들. 영어 수업 시간에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젊은 선생님 밑에서 회화 중심의 영어 교육을 받아오던 나로서는 to 부정사의 부사적 용법이니 형용사적 용법이니 하는 말을 난생 처음 들어 봤다. 아니, 실은 부정사라는 말조차 그 전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영어가 내 인생에서 우호적이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 외에도 같은 재단의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붙어있음으로 인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불필요한 공포감이 있다. 고등학생들은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자꾸 중학교에 내려와서 애들을 집적대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회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훨씬 많다.

그런데 그게 이 노래랑 무슨 상관이 있냐고? 그러게 말이다. 허나 어쩌랴. 이 노래만 들으면 내 머리 속은 자동으로 중학교 2학년의 어느날로 돌아가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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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레어 아이템은 아니지만… [items on the bookshelf]

누가 피터 시스의 작품을 아동용이라고 하는지... 다른 책은 몰라도 『티베트...』 만큼은 어른들에게나 어울릴 만한 책이다. 딸에게 읽어줄까 하고 몇 년 전에 산 책인데, 사실 그 때 딸의 나이를 고려해도 이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 딸이 여섯 살이 된 지금도 읽어줄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책. 물론 번역본이라도 별로 다르지 않다.

비교적 싸게 영문판을 살 수 있었다는 데에 만족하는 책. 나중에 딸이 크면, 그리고 영어로 되어 있어도 관심이 가면 어련히 알아서 보랴. 물론 피터 시스의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지금도 매력적일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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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하는 걸 - 이승환
  2. 여행 - 장필순
  3. 海の見える街(바다가 보이는 거리) - 魔女の宅急便(Kiki's Delivery Service) OST
  4. 슬픔에 관하여 - 이승환
  5.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 stevie wonder
  6. 아무래도 좋아 - 이승환
  7. 내 어린날의 학교 - 양희은
  8. 어느 새 - 장필순
  9. 밤이나 낮이나 - 이오공감
  10. 사랑일기 - 시인과 촌장

랜덤으로 듣지 않는다면 이승환의 '슬픔에 관하여'를 딸이 듣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전에 반드시 꿈나라로 갈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특정 뮤지션에게 심하게 편중되어 있는 목록이라 할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다. 목록을 갱신한다 하면서도 자꾸 까먹게 된다. 딸이 잠에 빠지는 그 순간 이후로는 또다시 손볼 일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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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서 보다가 화장실에 가면서 들고 들어가서 거기 내려놓고 온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태생적으로 화장실용일 수밖에 없는 책도 있다.

『한국사의 천재들』이나 『지금 여기의 세계사』는 끊어 읽기 좋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종횡무진 동양사』는 괜히 심각하게 읽으면 안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나저나 『대항해시대』는 이곳에서 탈출시켜야 되는데... 화장실에서 잠깐씩 보다가는 저 책 언제 끝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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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일요일에 방송되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1박2일’와 ‘개그콘서트’ 등이 4주 이상 결방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

침몰한 천안함 함수가 인양돼 일부 실종자 시신이 지난 24일 추가로 발견되면서 지상파 방송 3사는 웃음을 유발하는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을 결정했다. 결방 프로그램은 뉴스와 다큐멘터리, 재방송 등으로 대체 편성된다.

......

주말에 방송되는 주요 예능 프로그램들이 4주 이상 결방되면서 일부 시청자들은 불만의 뜻을 드러내기도 하고 있다. 5월에 접어드는 다음 주말에는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이 정상화 될 수 있을지 시선을 모은다.

사진 = KBS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국가 애도기간 좋다. 슬픈 일을 맞아 다함께 슬퍼하자는데 누가 딴죽을 걸 것인가. 그런데 이런 애도를 방송 편성의 조정을 통해 강제하는 건 좀 아니지 싶다. 게다가 나로서는 그 결방의 기준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웃음을 유발하는 프로그램은 안 된다는데, 그럼 드라마는 괜찮다는 얘긴가. 혹시 드라마를 보다가 웃을 수도 있으니까 애도기간 중에는 작가들에게 무슨 보도지침 마냥 인민들을 시덥잖게 웃기는 내용으로 드라마를 전개하지 말라고 주문하기라도 하는 걸까.

애도기간 중에 그렇잖아도 슬픈 일이 많은 인민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캐막장 드라마도 좀 결방시켜 주는 게 어떨까. 웃지는 못하게 하면서 시청자들을 버럭 화나게 만드는 드라마들은 그냥 내보내는 이유가 뭔가. 이 기간 중에 화는 내도 된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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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딸 첫돌 준비차 대청소까지는 아닌 약간 큰 청소를 했다. 하는 김에 지난 겨울 청주에서 가지고 올라온, 그래서 무려 몇 달이나 침대방 한쪽에 던져 놓았던 책 상자를 드디어―참 부지런하기도 하다―책장에 옮겨 꽂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없는 살림에, 그래서 당연히 모자라는 책장 공간에, 선택과 집중의 문제가 발생한다. 즉 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책들이 가려지는 것이다. 몇 년을 한 번도 안 보면서 염치도 없이 책장 한 자리를 차지하던 책들이 갑자기 긴장한다. 이 구조조정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책인지를 주인에게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잘리는 법. 이번에도 예외는 없다.

그런데 책장의 한 쪽을, 너무나도 당당하게, 그러나 지금 보면 대체 얘들이 무슨 똥배짱으로 여기 꽂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한 무리의 책들이 레이더에 포착되었다. 이른바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해라..." 류의 책들이다. 주는 월급 아깝지 않도록 발이 안 보이게 뛰어 다니라는 책들... 엠파스에 다닐 때 경영진이 직원들 읽으라고 들이민 책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경영진 그들이 읽어야 할 책이었다.

어쨌거나 도합 두 상자의 책들이 포장되어 창고로 밀려나는 와중에, 이 여덟 권의 책은 그 대열에도 끼지 못하고 완전히 폐기되어 오늘 밤 재활용 쓰레기가 되어 실려 나가야 될 운명이 되었다. 나로선 현재 스코어 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사람이 살면서 앞으로 무슨 일을 겪게 될지 모르나 누군가가 권해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피해가고 싶은 책이다. 꼭 필요한 순간이 오면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읽지 뭐.

  1. 『초보 팀장이 알아야 할 모든 기술』
  2. 『탁월한 조직이 빠지기 쉬운 5가지 함정』
  3. 『일 잘하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운다』
  4. 『크게 생각하라, 크게 행동하라, 크게 되라』
  5. 『실행에 집중하라』
  6. 『정유진의 웹 기획론』
  7. 『마케팅 전쟁』
  8. 『상식이 통하는 웹사이트가 성공한다』

잘 가라 얘들아. 그 동안의 밀린 하숙비는 특별히 받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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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놀림)을 받았더래요
샤바 샤바 아이샤바 얼마나 울었을까
샤바 샤바 아이샤바 천구백팔십년대

아이들이 부르는 이 동요를 듣고 있으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얘들은 1980년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는 알고 이런 노래를 부르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는데 왜 그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란 말인가. 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때를 거쳐온 사람으로서 생각해 보면 물론 녹록치 않은 시절이었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요 가사에 1980년대에 엄청 울었다고 나올 정도면 꽤나 심각한 거 아닌가. 설마 이 노래가 전두환 정권 때의 삼청교육대나 노태우 정권 때의 그 악랄한 현대 구사대의 식칼테러 등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건 아니겠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이 구전동요가 그때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만약 그러하다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가사의 마지막 부분은 함께 바꿔 줘야 되지 않을까.

샤바 샤바 아이샤바 이천십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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