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음악'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09.01.03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2. 2008.08.30 언젠가는 2
  3. 2008.03.30 간만에 키키가 한 건 올리다
  4. 2006.04.07 떠나는 그대를 위하여
  5. 2006.04.01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6. 2006.03.21 Porco e Bella
  7. 2006.02.14 Moon River
20년 전에 많이 부르던 그 노래.

아무리 유행이 돌고 돈다 해도, 제발 이런 상황은 돌아오지 않으면 좋으련만, 세월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냉정하다. 여차하면, 아니 이미 이 노래가 적절한 세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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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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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사람의 만남에서 첫인상을 극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상은은 내가 내린 최초의 부정적 평가를 아주 천천히 그러나 일관된 경향으로 극복해나간 몇 안 되는 가수다. 그런데 이 비쩍 마르고 멀대같이 큰 동갑내기 가수한테 내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첫인상 운운하며 평가절하했단 말인가.

   1988년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은 '담다디', 아니 그런데 멜로디는 경쾌하고 다 좋은데 무슨 놈의 가사가 이렇게 내용이 없단 말인가. 게다가 담다디는 무슨 뜻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청산별곡의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는 용서가 되면서 담다디에게는 무슨 거창한 의미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미 공정하지 않은 게임이다.

   그러나 이른바 아이돌 스타로 입지를 굳혀가나 싶더니 갑자기 유학길에 올랐고, 그 이후 어느새 달라져 있는 음악. 그렇다.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이 시점에서 화려했던 옛 영광 만큼이나 변화할 줄 모르는 김건모에게 삼가 애도를...



   사실 이상은을 아티스트라 말하는 것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상은의 매력은 남이 좋아해 줄 수 있는 음악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 또는 적절한 자리잡기가 아닐까. 5집의 '언젠가는'은 그러한 이상은을 가장 잘 말해주는 노래다.

   연예계가 아닌 문화계에서 살아보니 너무 가난해지더라는 이상은. 이제 노래로 팔자 고치는 건 이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굶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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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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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잠의 지존 아내에게 주말 낮잠의 의미는 남다르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부대끼고, 집에선 어린 딸과 씨름하고, 거기에 청소며 빨래까지... 주말에 풀어주지 않으면 이놈의 피로를 다음주까지 등에 지고 가야 된다. 그리하여 심지어는 주말 낮잠을 위해 한 주를 달려온다는 말까지 할 지경인데...

    일요일 오후, 딸내미가 오늘따라 엄마의 낮잠에 영 협조를 안 해 준다. 사실 딸이 잠들지 않고서 엄마 혼자 자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딸이 자기가 잠이 안 온다고 순순히 엄마가 낮잠을 즐기도록 허락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자면서 제일 짜증날 때가 왜 잠이 드는 순간에 방해받는 거 아닌가. 의식의 저편으로 막 넘어가려는 찰나에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머리카락을 확 잡아채듯이 딴죽을 걸면 온몸의 맥이 탁 풀리면서, 없던 피로가 어디에서 이렇게 몰려오는지... 아무튼 잠에 대해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인지 다 안다.

    엄마가 재우려고 했을 때 딸이 안 잔다고, 자긴 더 놀고 싶다고 한 것까진 좋았는데, 이놈의 딸내미, 엄마가 고이 자는 꼴은 또 못 보겠나 보다. 엄마가 잠들만 하면 옆에 가서 깨우기를 몇 번...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엄마가 드디어 폭발했다.

아니 얘가 왜 이래 오늘...
으아앙~
방에서 당장 나가!
엄마 미안해요~
다 필요 없어. 안 자려면 나가!
으아앙~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는 게 낫지... 백 번 혼나도 싸다. 결국 딸내미는 방에서 쫓겨나고, 아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이 든다. 훌쩍거리는 놈을 내가 떠맡아야 했는데, 아주 난감하다. 일요일 오후에 나라고 어디 힘이 펄펄 남아돌아 딸이랑 뛰어놀겠나 뭐...

    이때 문득 딸이 아직 기어다닐 때 재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혹시 가능할지 모른다. 딸을 안아들고 등을 토닥이면서 '마녀의 택급편' OST를 들려 주었는데, 처음엔 별 반응을 않던 딸이 두 번째 트랙부터 슬슬 몸에 힘이 빠지더니, 다섯 곡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잠들어 버렸다. 역시 마녀의 힘은 대단하다... 딸의 무의식 저편에 예전의 잠들던 상황들이 여전히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마녀의 택급편 OST 중에서 두번째 곡명은 '旅立ち 타비다치'인데 일본어는 까막눈인 나로선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행을 떠나다'로 해석해야 할지, 혹은 '출발' 정도로 해야할지... 처음에는 다른 곡들에 묻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는데, 요새는 이 곡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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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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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아직도 이 사람처럼 노래를 잘하는 가수를 찾지 못했는데, 그가 바로 윤선애 누님이다. 학창시절 어떤 제목의 공연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민주'라는 노래를 열창하는 모습을 보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누님의 매력은 그 어떤 기교도 넣지 않은 맑고 아름다운, 그럼에도 힘있는 목소리였다. 그래서 특히 어울리는 노래는 '그날이 오면', '벗이여 해방이 온다',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 '저 평등의 땅에' 등이다.

흐르는 세월뿐만 아니라 또 그간의 많은 변화 속에서 어느 순간 우리 곁을 조용히 떠나버려 아쉬움을 금할 길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뭐하고 사는지 엄청 궁금해서 여기 저기 찾아본 적도 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생각이 들어 이 이름을 검색해 보니 작년 겨울에 새로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관련 페이지를 찾아보니 한눈에도 확 늙어버린 모습이 안타깝다. 허나 어쩌랴.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지 않았는가...
떠나는 그대를 위하여

먼 훗날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하여
오늘 우리 헤어짐의 눈물 보이지 않으리
흐르는 세월에 역류한 젊음의 피땀이
지나간 계절의 노을로 빛날지라도
눈을 감고 격한 호흡을 고르며 떨군 고개를 들어
흐린 먹빛 하늘 저편 먼 곳에 아직 남아있을
희망의 조각 들추어 떠오는 구름 한점이라도
노래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리라
흐르는 강물 너머 푸르른 산 위로
그대 아쉬움 남은 눈길 깊은 한숨이
비 되고 선바람되어 더운 세상에 내릴 때까지
오늘 우리 기다림의 눈길로 대신하리
이 노래는 힘있게 불러도 좋고 잔잔하게 불러도 좋다. 처음 나왔을 당시 감상적이라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좋아해서 많이 불렀다. 간만에 음반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떠나는 그대를 위하여' 들으러 가기

배경음악 목록에서 이 노래를 선택하면 된다. 이 블로그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지는 모르겠다. 지금 들어보니 누님 목소리도 조금은 힘이 빠진 듯하여 여러모로 마음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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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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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눈으로 세계를 본다. 그 옛날 안동 양반들 눈에는 그 누가 뭐래도 안동평야가 제일 넒어 보였다. 마찬가지로 객관적으로야 기타 잘 치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겠냐만, 난 내 지인들 속에서 최고를 찾을 뿐이고, 그런 면에서 내가 제일로 치는 기타리스트는 친구 M이다. 이 욕심 많은 놈은 기타뿐만 아니라 풍물에도 상당히 소질이 있어, 꽹과리로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조선 제일이다. 남들이야 김덕수 사물놀이패 어쩌고 하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김덕수랑 밥을 함께 먹어본 일도, 손을 잡아본 일도 없거니와, 살면서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기타라고는 동생이 몇 달 학원 다니면서 집에 풀어놓은 독본을 가지고 두들겨 본 것이 전부인 나는 현란한 주법은 물론이거니와 기타의 기초 실력인 화음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런 내가 학생회실에서 기타를 쨍쨍 울리며 노래라도 부를 양이면, 고수들이 대개 그렇듯이 하수들 노는 데 별로 관여하진 않지만 가끔은 정성이 갸륵해 보였는지 M이 한 수 지도를 해 주곤 했다.

당시 M도 나도 즐겨 부르던 노래 중의 하나가 노찾사의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였는데, M이 나더러 멀쩡한 노래를 아주 청승맞게 부르는 재주가 있다고 구박을 하던 곡이다.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노래를 찾는 사람들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해맑은 빛이 흐르고
내 가슴 지나는 바람 모두
따스한 향기 머금게 하소서
내 손길 있는 곳 어디나
따뜻한 손 마주잡고
내 발길 가는 곳 어디에나
어지런 물결 그치게 하소서
고단한 하늘 저 마루 아래
검게 드리운 어둠도
흐느끼는 강물 시린 바람조차
빛 흐르게 하소서 향기롭게 하소서

내 마음 다가오는 모두가
하나로 그리웁고
내 귀 기울이는 어디에나
고운 노래 울리게 하소서
뿌연 안개 그 그늘 속에
외로움으로 남은이
거친 바람 속에 미움으로 사는이
노래하게 하소서 노래하게 하소서
요새는 이런 노래 부르는 데도 없는 것 같다. 예전엔 엠티의 기본 준비물이 기타였지만 요즘은 노래방 기기로 해결한다. 아주 가끔은 M이랑 동기들이랑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밤새도록 술마시며 노래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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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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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돼지'의 Porco e Bella도 딸의 애청곡이다.

붉은 돼지는 주로 딸을 재울 때 등을 토닥여 주면서 들려 주는데, 방금 자고 일어났거나 몸 어디가 아프지 않은 다음에는, 즉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기필코 잠에 이르고야 마는 무시무시한(?) 음악이다. 그 또래의 아기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졸리면 투정을 부리게 마련인데 전혀 그런 거 없이 새근새근 잠이 드는 걸로 보아 본인도 이 곡을 즐기고 있음에 틀림 없다. 아마도 생후 2주부터 듣기 시작하다 보니 의식 저편 너머에서부터 이미 친숙해져 있어서일지 모르겠다.

OST는 아니고 편곡한 것인데 예전에 지니한테서 받은 CD 안에 들어 있었다. 덕분에 아주 잘 써먹고 있다. 땡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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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
Henry Mancini의 Moon River는 딸의 애청곡 중 하나이다.

돌도 안 된 애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보았을 리도 없고 오드리 헵번을 알 리도 없건만 신기하게도 이 노래를 들으면 어지간한 동요보다 훨씬 좋아한다. 기분이 안 좋을 때도 혹은 산만해져 있을 때도 이 노래를 들려주는 순간 차분하게 웃는다. 가사를 이해할 수는 없어도 멜로디 중에서 우리가 모르는 어떤 교감이 되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이놈은 나중에 커서 이 노래를 좋아했다는 것을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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