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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05 아저씨와 디아블로
  2. 2006.02.04 어머니들의 꿈
  3. 2006.02.04 좋은 엄마 아빠 되기
  4. 2006.02.04 정인이 사진
  5. 2006.02.03 걸음마
  6. 2006.02.02 guile용 range 함수
  7. 2006.02.02 스냅샷
  8. 2006.02.01 다리미
  9. 2006.01.31 담배 연기
  10. 2006.01.31 절세의 미녀
    아저씨들은 권력을 갈망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작 집안 식구들 앞에서만 군림하기 마련이다. 반면 <디아블로>는 누구에게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멋진 신세계다.


선배 수기 아저씨로부터 책 한 권을 받았다. 저자로부터 직접 받는 책은 서점에서 고른 그것과는 확실히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주위 사람들 모두 분발하시라. 몇 권 더 받아 보자...
어쨌거나 약속은 지켜졌다. 2000년에 수기가 쓴 책은 서점에서 사서 보았다. 그 때 한 약속이 그 책을 사서 보면 다음 책은 공짜로 준다는 것이었다. 몇 년이나 묵은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켜지는 사회...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

위의 인용은 디아블로에 대한 적절한 논평에도 불구하고 절반만 옳다. 이미 아저씨들은 집안에서조차 추락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한에서 아직까지 용감하게 집안 식구들 앞에서 군림하는 아저씨는 없다. 예외가 있다면 내 아버지가 되겠으나, 그 또한 이미 물적 토대는 무너지고 이데올로기만 남은, 그래서 시쳇말로 아무도 먹어 주지 않는, 권력에 대한 미망일 뿐이다.
현실에서 아저씨들은 갈 곳이 없다. 그러니 더더욱 디아블로를 때려 잡으러 칼 한 자루 둘러메고 길을 떠나는 것이다.

이미 고참 아저씨인 수기가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건만, 굳이 책 속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은 혹시 그 또한 아주 조금은 현실의 권력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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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의 꿈

롤플레잉 2006. 2. 4. 22:57
어깨에 부딪히는 사람들로 미루어 시장 바닥이었을 수도 있지만 장소는 확실치 않다. 나를 뒤쫓는 것은 바로 사복 경찰들이었고, 내달리는 나는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잡힐 듯한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지만, 나는 용케도 그들의 손길을 살짝살짝 피하며 인파 속을 헤엄쳐 나갔으며, 결국 그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나는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 온 것이다...
대개가 그렇듯이 어머니들의 꿈은 용한 데가 있다. 아버지들의 꿈에 대해선 아는 바도 없고 들은 바도 없다. 그렇다. 어머니들이다... 자식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똑같다고들 하지만 아무래도 그 밀도에선 아버지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위의 내용은 십수년 전 친구 어머니의 꿈이다. 그런데 그 꿈의 주인공이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 아들 친구인 바로 나였다. 신기한 일이다. 그 친구 어머니의 꿈은 꽤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었던 터라 그 얘기를 들은 나로선 예사롭게 넘길 수가 없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가... 성적 처리 기간은 이미 끝났으며 세 번째의 학사경고를 예상한 나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들려온 얘기인지라 별 기대는 안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학기에 수강했던 과목의 담당 교수님의 현황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회학과 교양 과목의 교수님이 바쁜 일정으로 인해 성적 처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바로 교수님께 달려갔다. 구차하고 뻔한 핑계과 읍소에 어이없어 하던 교수님은 마침내 순전히 귀찮은 마음에(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며칠을 쫓아 다녔다) 레포트 제출을 허락하셨고, 그렇게 그 학기를 극적으로 패스할 수 있었다.

얼마전 고향의 어머니께서 내 꿈을 꾸셨다 한다. 길을 가다 내가 거름 구덩이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을 어머니가 팔을 뻗어 구해 주신 것이다.
올해는 또 어떤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며, 난 또 어떻게 그것을 헤쳐나갈 것인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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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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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특기 중에 하나가 뒤로 집어 던지기이다. 틈만 나면 옷장 서랍을 열고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옷가지를 홱 던진다. 어디 옷장 뿐이랴. 책장의 책도 있는 대로 다 집어선 방바닥에 흩어 놓는다. 그래서 이 녀석이 깨어있을 땐 언제나 방이 폭격 맞은 것 같다. 물론 처음엔 어지를 때마다 뒤를 따라다니며 정리했지만 이젠 완전히 손 놓아 버렸다. 심지어는 재우고 나서도 안 치우고 그냥 놓아둘 때도 많아졌다. 치워 봐야 무슨 보람이 있나. 또 금방 어질러 놓을 것을...

청소의 부담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라도 아무 물건이나 아기 손이 닿는 곳에 둘 수는 없다. 혹시 칼이나 가위 같은 물건이라도 집으면 큰일이다. 이러다 보니 원래 낮은 곳에 있던 소품들이 조금씩 위로 올라가 새로운 자리를 잡아간다. 나중엔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다. 만지면 위험한 물건이 들어있는 서랍은 테이프로 봉해 버렸다. 그나마 이 녀석이 엄마 아빠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힘으로 그 봉쇄를 뚫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항상 관찰의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이러하니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엄청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정말 육아는 힘든 일이다...

육아에 조금이라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어지르는 것이 아기 교육에 훨씬 좋다고. 서랍을 봉해 놓은 것은 비교육적이라고... 누가 몰라서 이러나... 그치만 오죽하면 딸을 부를 때 '백만 스물 하나'라 하겠는가. 반나절만 따라다녀 봐라.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우리도 교육적 효과, 즉 딸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라면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애쓴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엄마 아빠의 현재 생활을 기회비용으로 하는지라, 꽤나 피곤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엄마 아빠도 조금은 우아하게 살고 싶은 거다. 그렇게 큰 욕심은 아닌 거다. 항상 당위적인 것만 좇을 수는 없는 거다.

엄마 아빠 되기도 힘들지만, 좋은 엄마 아빠 되기는 더욱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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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진

패밀리 2006. 2. 4. 02:17
명색이 딸 키우는 아빠로서 아기 사진 하나 키우지 않는 것은 임무 방기라 생각되어 최근 사진으로 몇 장 올린다.
TV에서 대체 뭘 봤길래 저리도 즐거운 건지...

우린 주전자도 씹어먹는다... 자랑스럽다...

아빠 없는 틈을 타서 마우스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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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패밀리 2006. 2. 3. 02:01
딸의 걸음마가 사흘 전부터 갑자기 늘었다. 근 한 달째 세 걸음에서 다섯 걸음 사이를 지루하게 반복해 왔었다. 그런데 사흘 전부터 갑작스레 뒤뚱뒤뚱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온전히 방을 가로질러 아빠 품에 안기는 모습이 어찌 그리 예쁜지 모르겠다. 이런 데에도 변함 없이 양질전화(良質轉化)의 법칙은 작용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몇 달 동안 하루 한 시간씩 러닝머신과 싸우는 이 아빠도, 지금은 몸무게에 아무런 변화도 없고, 그리하여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정말로 의심했었지만, 이젠 어느날부터 미친듯이 하루에 1 킬로씩 감량되는 기적을 일으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도 옷장 속에 고이 자고 있는 옛날 바지 좀 입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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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le용 range 함수

컴퓨터 2006. 2. 2. 15:00
Python의 range 함수를 guile용으로 흉내내어 봤다.
다른 Scheme 컴파일러에서 제대로 돌아가는지는 모른다. 아마도 가변인자 부분을 손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define range
(let ((_inner_range
(lambda (%start %end %step)
(let ((_reverse_range
(lambda (start end step)
(let loop ((cursor start)
(result '()))
(if (or (and (>= cursor end) (> step 0))
(and (<= cursor end) (< step 0)))
result
(loop (+ cursor step)
(cons cursor result)))))))
(reverse (_reverse_range %start %end %step))))))
(lambda* (start #:optional (end #f) (step #f))
(cond ((not end)
(begin
(set! end start)
(_inner_range 0 end 1)))
((and end (not step))
(if (<= start end)
(_inner_range start end 1)
(_inner_range start end -1)))
(else
(if (zero? step)
(error "step parameter must not be zero")
(_inner_range start end step)))))))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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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샷

롤플레잉 2006. 2. 2. 09:08
VMware라는 가상 머신은 정말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듀얼부팅을 하지 않고서도 다른 컴퓨팅 환경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덕분에 따로 부팅을 하지 않아도 윈도우즈와 유닉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니...
이 가상 머신의 기능 중에 또 하나 심금을 울리는 멋진 부가 기능이 있으니 바로 스냅샷 기능이다. 쉽게 말하면 윈도우즈의 대기 모드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사용자가 원하는 순간을 얼려 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필요할 때 녹이는 것이다. 컴퓨터 성능이 좋아지면 질수록, 그리하여 프로그램의 실행 속도가 빨라지면 질수록 인간의 참을성은 더욱 없어지게 마련이니, 부팅을 기다리는 그 시간을 참지 못한다. 그러니 이 기능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가상 머신을 종료하고 싶을 땐 그냥 스냅샷을 찍어 놓고 나중에 다시 실행시키면 그만이다. 아~ 멋지다 VMware...

가끔은 뇌도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며칠전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이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척이다 잠이 오려는 순간 어떤 생각이 번뜩하고 지나쳐갔다. 대단한 건 아니고 글로 정리해 보고 싶은 주제였다. 짧은 시간 동안 망설였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메모해 놓을 것인가, 아니면 내일 아침에 정리를 할까 하고. 난 나를 잘 안다. 몇 분 전에 놓아두었던 물건도 못 찾는 건망증의 소유자가 내일 아침에 이 주제를 다시 떠올릴 수 있을까. 두말하면 숨가쁘다. 그러나 그 순간 늘 그러하듯 참을 수 없는 귀찮음이 밀려 온다.
'다시 일어나서 불을 켜고 메모지와 펜을 찾는 일련의 행동이 내 양심에 비추어 용서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아니 멀쩡한 사람이 이런 것 하나도 기억을 못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많은 걸 기억하라는 게 아니다. 그래 키워드... 내일 아침 이 단어 하나만 기억하자. 단어 하나라니깐...'
당연히 이렇게 아무런 근거 없는 무한한 자기 신뢰와 함께 잠이 들고 말았다. 그 다음날 아침 상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일어나자마자 패배감에 물들어 있는 남편 얼굴을 보고 아내가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무슨 일이야, 아침부터?"
"말시키지 마..."
"왜 그래?"
"아씨~~ 기억이 안 나... 어젯밤에 분명히 몇번을 외고 잤는데..."
"뭔데?"
"몰라... 뭐였는지..."
"종류가 있을 거 아냐... 오늘 해야 되는 일이야?"
"그것도 모르겠어."
"쯔쯔..."
"아 정말... 뭐였지..."

정말이지 이럴 땐 머리 속을 찰칵 찍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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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미

프렌즈 2006. 2. 1. 10:15
다리미 블로그 가기

요새 정신 못 차린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돌아 보니 내가 지금 누구더러 뭐라 할 처지인가.

근본이 나쁜 인간은 아니다. 함께 하숙을 시작했을 때 내게 이불과 베개를 사 준 걸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근래에는 돈 번다고 고기도 사 주더라.
머리카락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남아있을 때, 올해는 어떻게든 장가 가서 그 집 밥 좀 얻어먹자.

--- 계속 업데이트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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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

롤플레잉 2006. 1. 31. 23:13

담배를 끊은지 어언 3년 하고도 넉 달이 지났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 안 하던 일을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하던 일을 그만 두는 것이 백 배는 쉽다.
어느날 아내와 밖에서 저녁을 사먹고 돌아오는 길에 무심코 담배를 끊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하루에 최소 한 갑 씩 들어가는 담배값은 세이브될 것 아닌가... 나중에 금연하게 된 이후를 이것저것 만들어 붙여 보았으나, 경제적인 것 외에는 아직도 명쾌한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 자리에서 호주머니를 뒤져 반쯤 남은 담배갑과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후, 하늘에 맹세하건데 한 모금의 담배도 입에 댄 적이 없다. 꿈에서 핀 담배는 제외하기로 하자. 어차피 꿈은 내 통제 밖이다. (솔직히 말하지만 담배가 꿈에서 핀 것 만큼 맛있다면 이 금연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이다...)
물론 담배 끊기가 정말 쉬웠다는 얘긴 아니다. 한달 정도는 괴로웠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이건 어디까지나 하던 일을 그만 두는 범주 속하는 것이다. 담배를 끊는 과정에 대해선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담배를 끊은지 일주일 쯤 지났을 때였다. 사무실의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금방 복도에서 담배를 피고 들어온 모양이다. 담배 냄새가 잠자던 내 온몸의 신경을 깨웠다. 몸 전체가 지릿지릿해지면서 머리가 핑글~ 하고 돌았다. 정말로 참기 어려운 역겨운 냄새였다.

'아니 내가 담배를 필 때,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엄청난 냄새를 풍겼단 말인가...'
'구수한 냄새 정도인줄 알았는데 이런 썩는 냄새가...'
자리를 박차고 나와 맑은 공기를 쐬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금연하기 전에는 비흡연자에 대한 매너는 실내에서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담배를 끊고 나서 깨달은 바, 담배 연기는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비흡연자를 괴롭힌다는 거다. 오히려 실내에서는 담배 연기가 싫은 사람을 그 자리를 뜨면 되지만, 바깥에서는 창졸지간에 바람결에 묻어오는 담배 연기에 당하고 마는 것이다. 정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받는다. 실외에서 제일 화나는 장소는 횡단보도에 서서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을 때이다. 어디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고 꼼짝없이 당한다.
이러다 보니 당구장 같은 곳은 자연스레 발길을 끊게 되었고, 술집도 비좁고 담배 연기 자욱한 곳은 가지 않게 되었으니, 생각지도 않았던 부수적 경제 효과를 누리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 이후로는 좀 더 새롭고 시각적인 이유로 인해 담배 연기를 싫어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문득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된 까닭이다. 어느날 길을 걷다가 내 앞을 담배 연기를 뿜으며 걸어가는 아저씨를 무심코 쳐다 보았다. 아 근데 그 아저씨 입에서 나온 담배 연기가 내 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저 아저씨의 허파에 머물던 공기가 이제 내 허파로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생각만 해도 우울해지는 거다.
사실 담배 연기가 없다고 해서 이러한 현상이 아예 없는 사실이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사람 모이는 곳에서 숨쉬는 공기를 공유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다만 이런 꼴을 두 눈 뜨고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굳이 이렇게 실험실에서 하듯이 연기를 통해 비주얼하게 확인을 시켜 줘야 한단 말인가.
난 정말 담배보다, 담배 피는 사람보다, 담배 연기가 싫다...


금연하고 세이브한 담배값으로 뭐하냐고?
모른다. 이놈의 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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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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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외모에 대한 취향 또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경험으로 비추어 주위 사람들이 특정 인물에 대한 외모의 평가를 놓고 의가 상한다든지 원수진 일이 없는 걸로 보아,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는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아직 학생이었을 때 TV에 방영되었던 외화 시리즈 중에서 '미녀와 야수', '늑대 미녀' 두 편을 보고 친구들과 대체적인 합의를 본 부분이 있는데,

        "왜 야수는 나오는데 미녀는 안 나오는 거지?"
       "늑대는 없고 미녀만 있더군..."


의 두 가지였다.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다면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이른바 미녀란 '린다 해밀턴' 아줌마였다. 터미네이터에서 한 터프하던 아줌마 말이다. 모르면 외운다고... 아무리 미녀라고 마인드 콘트롤해 봐도 잘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거의 불가사의로 통하는 신비한 여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킴 베이싱어(또는 킴 베신저)라는 사람이다. 이 아줌마가 나오는 영화마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소개글이 대부분 '미모의...', '절세의 미녀...', '환상적인...' 등등이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대체 영화 어디에 절세의 미녀가 나온단 말인가?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안 보였다. 설마 화면에 보이는 저 씩씩해 보이는 각진 아줌마를 말하는 건가...




샤론 스톤이 '원초적 본능 2'를 찍는단다.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기사 중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해외 영화전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원초적 본능 2'의 영화 스틸에는 샤론 스톤의 변함없는 미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 [from 네이버 뉴스]

기자 눈이 삔 건가, 내가 뭔가 잘못된 건가... 왠 중년의 아지매가 부담스럽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건만... 혹시 기자는 '원초적 본능'을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게 아닐까? 변함없는 미모라니...
'원초적 본능'의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영화팬들을 위해서라면 샤론 스톤이 한 번 더 활약해 주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난 좀 그렇다. 난 '원초적 본능'에서 치명적인 미인을 보고 싶은 거지 샤론 스톤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 이제 왠만하면 젊은 배우에게 자리를 좀 내 주면 어떨까... 그걸로 충분히 고마울텐데...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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