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9'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29 PC 통신의 기억
  2. 2013.01.29 버릴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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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기형도의 말마따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떨어진 영수증도 종이는 종이다. 오늘 버릴 책들을 정리하다가 찾아낸 1992년도 6월자 PC통신 요금 납부 영수증. 나에게 터보-C 책은 타임캡슐이었구나. 내 기억이 맞다면 이때가 아마도 코텔에서 하이텔로 서비스 이름이 바뀔 때가 아닌가 싶은데… 아무렴 어떠랴. 하이텔, 나우누리 모두 사라지고 이제 이 영수증만 남아서 그때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찍힌 도장도 지금은 없어진 한일은행 연세지점이네. 납입기한을 열흘이나 넘겨서 납부한 걸로 보아 며칠 동안 접속을 못했을 듯.

누군가는 촌스럽게 ID를 모두 대문자로 썼다고 놀렸지만, 이것은 BASIC 프로그래밍의 전통이라고 감히 우기고 싶다. 요샌 그때처럼 겁도 없이 전화비 아까운 줄도 모르고 밤새도록 채팅할 사람들도 없거니와, 그런 공간이 생긴다 해도 열정과 체력도 남아 있지 않다.

이 영수증, 책과 함께 버릴까…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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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책들

카테고리 없음 2013. 1. 2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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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사 통에서도 살아남았으나 그 후로 일 년이 넘도록 박스 속에서 잠자던 책들이 이번에 아내의 준엄한 검열에 걸려서 방출 통보 받음. 나로서도 이젠 할 말이 없다. 그동안 이런 책들의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 살았으며, 없어도 사는 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마당에 이들을 구제해 줄 명분이 없다. 하기야 지금 살펴보니 내게 FORTRAN, COBOL 책들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터보 C, 파스칼 책들도 가지고 있었네. 그리하여 예전에 동철이 형이 준 진드리히 젤레니의 『맑스의 방법론』을 포함한 18권의 책을 이번 주말에 일괄 퇴출하기로 전격 결정. 그래도 그동안의 정리情理를 생각해서 기념사진 한 컷 남긴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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