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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27 새벽의 책읽기

자다가 손이 저려서 눈을 뜨니 새벽 5시 30분. 왼손이 배 밑으로 들어가서 고생 좀 했다. 어지간하면 이렇게 잠을 깨는 일도 없을텐데 몸살 기운 때문인지는 몰라도 몸의 감각이 예민해져 있는 듯. 아무튼 이렇게 그만 잠이 깨 버렸다. 새벽 시간에 딱히 할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운동하러 밖에 나가자니 너무 춥고 어제 얻은 감기 더 신나서 날뛸까 심히 저어하다. 어쩌겠나. 책이나 봐야지. 그리하여 밖에 나가는 대신 실내자전거 위에 몸을 싣고 펼친 책이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 되시겠다. 언제 한번 꼭 봐야지 하면서도 이제껏 다른 책들한테 밀려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더니 이렇게 달밤에 체조하는 격으로라야 간신히 읽을 기회를 잡는 것인가.

예전에 알뛰세, 발리바르 등에서 이미 질려 버렸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왜 글을 이 따위로 쓰는지 도통 모르겠다. 이들의 재미없는 글쓰기 전통의 연원은 얼마나 거슬러 올라가는 걸까. 간단하고 재밌고 알아듣기 쉽게 글을 쓰면 인정받지 못하는 지적 전통이라도 있나. 왜 한 문장을 써도 꼭 이렇게 중간에 주석과 수식어를 겹겹으로 넣어가면서 문장의 주어와 술어가 뭔지도 헷갈리게 만드는지. 그게 아니라면 혹시 불어와 한국어 사이의 궁합지 맞지 않아서인가. 불어는 영어나 독일어와는 달리 번역하는 데에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닌지. 김화영 선생의 번역문학을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말야.

아무튼 애초에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독서도 아니었지만, 마지막엔 기분이 좀 더 꼬인 상태로 책을 덮었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몸은 점점 깨어나는데 책읽기는 영 따분하기 그지없다. 이제부터 새벽에 프랑스 사람이 쓴 책은 피해가야 될까. 근데 그럼 『증여론』 저 책은 언제 보나.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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