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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카테고리 없음 2013. 1. 10. 12:43

체질적으로 마취가 잘 안 되는 사람은 병원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예전에 아말감으로 때운 곳 주변으로 다시 이빨이 망가졌다. 그저께부터 아파 오기 시작했는데, 무슨 놈의 베짱인지 미련하게 치과에 안 가고 버텨본 게 실수였다. "피곤해서 잇몸이 부은 거야. 며칠 지나면 나아질 거야."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걸어 보았지만, 사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환자가 지는 게임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아픈데 장사가 어딨겠나. 어젯밤엔 두통약을 먹고도 잠이 안 오더라.

아침에 시원하게 슬라이딩 한번 해 주신 그 몸 그대로 치과에 달려갔더니 당연히 신경치료에 들어간단다. 의사에게 미리 마취가 잘 안 된다고 밝혔지만 돌아오는 건 그저 알았다는 대답뿐,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조치가 취해질 리도 없고, 사실 그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마취 주사를 맞은지 10분이 지났는데도 입천장이 얼얼하기만 하고 여전히 아픈 곳은 나를 곤두서게 하고 있는데 치료가 시작되었다.

신경 같은 건 말야, 대뇌가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면 자기도 알아서 좀 무뎌주시면 안 되냔 말이지. 드릴이 닿는 느낌이 나고 몇 초 지나자 신경에 바로 느낌이 왔다. 예상한 것보다 비명 소리가 너무 큰데다가―나도 내 소리에 놀랐는데, 목놓아 울면 이런 소리가 날까―순간적으로 환자의 몸까지 홱 돌아가면서 의사도 깜짝 놀랐나 보다. 허겁지겁 추가 마취를 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결국 한번 더 마취를 하고서야 간신히 치료를 계속할 수 있었다. 너무 아픈 나머지 나도 모르게 왼손이 자꾸 얼굴쪽으로 올라왔는데 옆에 있던 간호사가, 물론 손이 올라오는 걸 방지하고자 하는 차원이었지만 내 손을 꼭 잡아주는데, 갑자기 무슨 독립운동이라도 하는 듯한 비장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면 너무 웃긴가?

아무튼 치료가 끝나고 의자가 올라올 때쯤엔 이미 탈진 상태. 뇌가 놀라서 그런지 두통까지 묵지근하게 오고… 모두들 애썼다. 이빨 치료, 정말 전쟁이다. 금요일 또 가야 되는데 벌써 두렵다. 그래도 오늘밤엔 아무 일 없이 잘 수 있겠지. 처음부터 순순히 무릎 꿇으면 될 것을, 무엇을 얻으려고 이렇게 버틴 건지… 미련하게 살지 말자.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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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다.

카테고리 없음 2013. 1. 10. 12:29

아침 출근길, 빙판 위에서 멋지게 꽈당. 넘어지자마자 벌떡 일어나 바지 툭툭 털고 아무일 없다는 듯 지하철을 탔다. 사실 별로 아프지도 않더라. 근데 사무실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으니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네. 왼쪽 손바닥은 까졌고, 오른쪽 무릎은 시큰거리고, 허리도 뻐근하고, 왼팔은 들기도 힘들고… 몇 년만 더 있으면 노인들마냥 낙상해서 드러눕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이빨 때문에 간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정말 여러가지 한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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