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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9 새벽 산행 - 백련산

새벽에 뒷산을 오른지 오늘로 엿새째. 큰 틀에서는 몸무게를 줄이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나, 사실 새벽에 산에 오른다고 살이 얼마나 빠질지는 의문. 왜 이런 짓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스스로도 말하기 어렵다. 산에 올랐다고 하루가 상쾌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른한 오전이 기다린다. 물론 안 쓰던 근육과 관절은 나한테 대체 왜 이러냐고 아우성이다. 특히 무릎 관절의 불평 불만이 최고조. 점심 먹을 때 평소보다 배가 더 고픈 것도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고.

해 뜨기 전에 조명도 없는 산길을 걸으면 좀 무섭기도 하다. 아니 무섭다기 보다는 외롭다고 해야 할까. 사람이 죽어 저승 가는 길이 이렇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도 경험해 본 바가 아니라서… 아무튼 남들은 그런 깜깜한 산길에서 저만치 앞에 사람이 나타나면 오히려 무섭다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일단 시커먼 그림자라도 나타나는 게 외로운 길보다는 낫다. 그리고 남을 해코지할 만한 인물이 설마 이런 시각에 부지런을 떨겠나 싶다. 새벽에 산에 올라오는 아줌마들도 제법 있더라고 말했더니, 아내가 그 얘길 왜 자기한테 하냐고 묻는다. 별 뜻은 없다고 했더니 알았단다. 못 들은 걸로 하겠단다. 더 외롭다.

좀 지나면 온몸 쑤시는 게 나아질까. 아니면 그 전에 이 짓이 귀찮아지게는 게 빠를까.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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