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으로 이사와서 나빠진 것은 교통편이고 좋아진 것은 도서관이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그래 봐야 집에서 걸어다니기에는 거리가 좀 되지만, 주위에 아예 그런 게 없는 신사동에 비하면 삶의 질이 조금은 높아졌다고 하겠다.

오랜만에 햇빛도 쨍한데다가, 2주 전에 대출한 책도 반납하고 다른 책도 업어오려고 어제 큰딸과 집을 나서는데 작은딸이 자기도 도서관에 가겠단다. 몇 번 데리고 갔으나 도통 책에는 관심이 없고 먹을 거나 사 달라고 조르는 작은딸은 어지간하면 엄마와 집에서 놀다가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중간에서 합류하여 짚앞 놀이터에서 놀면 어떨까 했는데, 언니와 아빠가 현관문을 나서는 것을 보더니 대성통곡을 하면서 거실에 그냥 드러누워 버렸다. 어쩌겠나. 데리고 가야지. 결국 애들 엄마까지 따라 나서서 온 가족이 도서관으로.

역시나 작은딸은 책에 관심이 없다. 책 읽는 언니 옆에서 이것저것 간섭해 보는 것도 잠시, 좀 있으니 도서관을 뛰어다니기에 바쁘다. 하긴 아직 글도 모르는데 엄마 아빠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가. 어쨌거나 이런 분위기만이라도 익숙해지길 바란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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