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오늘 새벽 1시경 MSN 메신저로 친구 녀석 M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M(친구 M): 안자나?
D(도그마): 자야지.
M: 모하나?
D: 별로... 아무것도 안 해.
M: 엠티도 갔다오고... 너무 젊게 사는구나..
D: 고되게 사는 거지.

중략

M: 집이라도 가까우면 남산에 가서 컵라면이라도 한사발 끓여먹고 헤어지면 좋은데, 이젠 너무 늙었구나.
D: 그러게 말이다.
D: 넌 근데 어쩐 일이냐.. 원래 이시간에 안자냐?
M: 이 시간에 컵라면 먹기엔 속이 버텨주지 못할것 같고...
D: ㅋㅋ
M: 원래 늦게 자지.
D: 컵라면 같은 박한 음식을 먹기엔 좀 늦었지.
M: 사실은 집에서 이메일좀 보다가 일이 좀 잘못된걸 늦게사 발견하고 저녁에 사무실 뛰어나갔다가 열한시쯤에 왔어.
D: 저런..
M: 참고로..
M: 이제 진짜로 위장이 늙어가나봐. 막 쓰리고.. 그래서 요즘은 밤에 배고프면 라면 대신 스프를 끓여먹기로 했다.
D: 스프도 별로 안 좋을 걸.
M: 엥?
M: 이것도 역시 instant 라 그런가?
D: 난 자다 속 쓰려서 벌떡 일어난 적도 있잖아.
D: 물론이지.
M: 스프 먹고서 쓰렸어?
D: 내가 웬만하면 자다가 일어나는 사람이 아닌데..
D: 스프만 먹고 그런 건 아니지만.. 스프라고 뭐 좋겠냐.
M: 이 시간에 뭘 먹은들 몸에 좋겠냐?
D: ㅋㅋ
D: 그래도 닭죽이나 뭐 그런 종류 없냐.
M: 그나마 부담이 좀 덜할것 같다는 약간의 기대..
M: 닭죽?
D: 응.
M: 그런거 집에 대놓고 먹는 사람 있냐? 무슨 날이나 돼야 먹지.
D: 그래서 스프 끓여서 국물만 후루룩 먹었단 말이냐?
D: 웬지 불쌍 모드인걸..
M: 며칠전 이 나이 되도록 혼자사는 노총각 동료와 컨설팅을 한 결과, 스프에 식빵 찍어먹으면 좋다고 해서
D: ㅋㅋ
M: 그날밤 스프는 사왔는데, 식빵이 없잖어.
D: 특이하구만... 스프에 식빵이라...
D: 근데 스프만 따로 팔기도 하남?
M: 그래서 스프만 먹었었지. 오늘은 마누라가 식빵 사다놓은게 있으니까 그날 먹다 남은 스프를.. 맛있겠다.
M: 오뚜기 쇠고기 스프
M: 가루로 된거 몰라?
D: 푸하하..
D: 난 또...
M: 이런 미친놈.
D: 난 라면 스프만 먹는 줄 알았잖아..
M: 야이 미친놈아
D: ㅋㅋ.. 그러니까 내가 이상하다고 하지..
M: 내가 미친놈인줄 알어? 이 미친놈아?
D: ㅎㅎ
D: 미친놈처럼 얘기하두만 뭐.
M: 어쩌면 생각이 그렇냐... 상상력이 너무 앞서가는거 아냐?
D: 흐.. 글쎄... 라면 얘기 나온 직후 따라오는 스프라면 그 스프가 아닐까..
D: 오히려 네가 좀 앞서간 느낌이 있다.
M: 라면이 부담되서 못먹겠다는 사람이 스프만 먹는다?
D: 걍 스프라면 모르겠으되 라면에 이어진 스프라면 내 생각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겠어?
M: 하긴, 그 스프에 식빵 찍어먹는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미친놈처럼 보였겠군...
D: 내가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이 미친 것이.. 쯔쯔...' 했겠냐...
M: 엽기적인 아이디어인데?
D: 말 나온 김에 함 먹어볼라구?
M: 어.
D: ㅋㅋ
M: 마침 식빵도 있고 하니..
M: 배고픈데 잘됐다.
D: 흐~

후략
라면 바로 다음에 나오는 스프는 당연히 '라면 스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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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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