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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우울증

뷰파인더 2009. 1. 20. 23:18
    애초에 '정치'에 바라는 게 없지만, 이건 정말 너무한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무섭다.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란 말인가. 이건 뭐 나라도 아니다. 어쩌면 하는 일마다 이토록 눈물나도록 일관되게 국민을 적으로 대하는지. 전쟁이 뭐 별건가. 지금 이 순간 용산이 가자와 비교해서 나을 게 무엇인가. 바그다드와 비교해서 나을 게 무엇인가. 이 사진을 보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연초부터 서울 시내에서 전쟁 영화 찍나? 핵전쟁 이후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도 찍나? 정말로 영화를 찍어도 이렇게 섬뜩하고 리얼한 장면을 연출해낼 수가 있을까?


»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에서 밤샘 점거농성을 벌이다 20일 새벽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테러리스트들이 시민을 인질로 붙잡고 나라를 내놓으라고 했단 말인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실미도 사건처럼 무장 탈주병들이 서울 한복판에 다시 나타나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 옛날처럼 북에서 124군 부대원들이라도 내려보냈단 말인가. 아니 특공대라니. 잘사는 놈들의 앞길에 조금이라도 거치적거리는 놈들이 있다면 가차없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얘기 아닌가.

    이럴 때마다 저들은 외친다. '엄정한 대처', '불법 행동은 단호하게...' 이런 얘기들 말이다. 그러나 저들은 승연이에게는, 건희에게는, 정택이에게는 그렇게 무한히 넓은 아량과 이해심을 보이다가도, 이 추운 날씨에 몸 누일 곳 하나 없는 이들의 절규 앞에서는 갑자기 단호해진다. 그동안 집 나갔던 법정신이 돌아오나 보다. 한 번쯤은 부자들이 아닌 서민들에게도 눈길을 줄 법도 하건만, 이놈의 정권은 그런 씨도 안 먹히는 꿈은 깨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저들이 작년 한 해 저질러 놓은 것만으로도 이미 머리가 자근자근 쑤시는데,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란다. 이제 충성스런 측근들로 진용을 꾸려, 자세 고쳐잡고 본격적으로 전쟁 한 번 해 보잔다. 가진 자들을 위한 정권이 무엇인지 제대로 한 번 보여 주겠단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못 살 것 같다. 이대로는 도저히 울화통이 터져 못 살겠다. 조만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닐까.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까. 아무튼 이건 아니다. 사는 게 아니다... 이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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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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