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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8 크레용 피직스
아무도 죽이지 않아도 재밌는 게임, 크레용 피직스.

예전 직장 동료처럼 무릇 게임이라면 칼 한 자루 둘러메고 길을 나서는 RPG를 떠올리거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들 게임처럼 꼭 손에 피를 묻혀야만 재밌는 건 아니다. 보드게임이나 퍼즐게임도 얼마든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순간부터 안 되는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고통이 따르고 농업적 근면성이나 순발력만으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선이 앞에 놓인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말이다.

인디게임이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게임이 바로 크레용 피직스이다. 처음 보는 순간 '이렇게도 게임이 되나?' 하는 생각도 잠시,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이제껏 생각해 보지 못한 자유도--물론 게임을 하다 보면 그 자유도라는 것이 상당히 제약되어 있음을 알게 되지만--에 깜짝 놀라게 된다. 유치원생 그림 그리듯이 게임을 할 수 있다니...


'피직스'라는 이름처럼 게임을 만들 때엔 물리학의 기술이 반영되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 그냥 상식 선에서 해결하면 된다. 무게를 가진 물체는 밑으로 떨어진다는 것, 그런 평범한 사실에서 출발하면 된다.

이 게임의 또 하나의 미덕은, '정답이 없는 퍼즐'에 있다. 한 스테이지를 해결하는 방법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나름 최선이라 생각해서 해결 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풀었는지를 유튜브 같은 곳에서 찾아보면, '아니 이렇게 쉽게?'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공략법도 있을 뿐 아니라, 나보다 못하는구나 싶은 좀 어이없는 공략법도 많이 올라와 있다.


그래서 끝까지 클리어한 후에 다시 할 때엔 더 깔끔한 방법도 찾아서 해 보게 되고, 그것이 성공하는 순간 나름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다만 이전에는 쉽게 해결했었는데 다시 해 보니 도무지 공략법이 생각이 안 나는 건 대체 뭔지... ㅠ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전반적으로 퍼즐 난이도가 쉽다는 것.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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