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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3.22 중세의 사람들

중세 대학의 출현

역사 2010. 3. 30. 00:39

오늘날의 대학—정규 연구과정을 제공하고 학위를 수여하는, 교수와 학생의 공동체—은 12세기 말‧13세기 초에 기원하였다. 대학을 뜻하는 universitas는 기본적으로 "모두"라는 집합적 의미를 지녔으며 ... 대학은 본질적으로 교육 길드였다. 북유럽에서는 대학이 선생들의 길드였고, 반면에 이탈리아와 남유럽에서는 학생들의 길드였다.

... 12세기 말에 볼로냐 대학에는 적어도 4개의 과정—수사학, 로마법, 교회법, 그리고 의학—이 개설되어 있었다.

볼로냐 대학의 명성에 이끌려 서유럽 전역에서 학생들이 볼로냐로 몰려들었다. ... 이들 학생 길드(nation이라고 불리었다)는 각각 학생장(rector)을 선출하여 길드를 대표케 하였다. 곧 여러 다른 분야를 가르치는 교수들도 독자적인 길드를 형성하였으나, 학위수여 요건에 관한 것을 제외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학생 길드가 주도권을 쥐었다. ...

빠리 대학은 노트르 담(Notre Dame) 성당학교의 명성에 이끌려 빠리로 모여든 교수들에 의해 형성되었다. ... 12세기 말에, 빠리에서 가르치고 있던 교수들은 조합, 즉 대학(university)을 형성하였다. 1200년에 존엄왕 필립 2세가 빠리의 교수 및 학생들에게 특권을 부여한 특허장에는 이 교수조합이 언급되어 있었고, ... 총장은 원칙상 교양학부의 우두머리에 불과하였으나, 교양학부가 가장 컸으므로 대학의 최고 관리임을 주장하였고, 신학부의 학장과 오래도록 격렬한 투쟁을 거쳐 결국 그렇게 인정되었다.

영국에서 옥스포드시는 지리적으로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고, 12세기 초반에는 이따금 빠리와 심지어 볼로냐로부터도 교수들이 흘러들어와 그곳에서 강의하곤 하였다. ... 캠브리지 대학의 기원은 지극히 모호하지만, 옥스포드와 빠리에서 옮겨온 교수와 학생들에 의해 창설된 것임은 분명하다. ...

... 각 대학은 聖‧俗의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오랜 투쟁을 감행하였다. 모든 교수와 학생이 사제처럼 삭발하고 교단에 소속되어 있었으므로, 그들은 원칙상 세속 정부에 의한 체포와 처벌에서 면제되었다. 그러나, 대학의 우두머리들은 사실상 광범위한 세속적 권한을 획득하였다. ...

... 일단 입학한 학생은 문법, 수사학, 논리학의 세 과목을 배우기 시작했다. 빠리에서는 문법책 2권과 논리학책 5권을 강독받으면, 문학사(bechelor of arts)가 되었다. 문학사는 일종의 도제 교사가 되어 문학사가 되려는 학생을 가르칠 수 있었다. 5~6년 동안 그러한 일을 하면 문학碩士가 되었다. ...

문학석사가 된 학생은 대학을 떠나든지, 교양과목을 가르치든지, 아니면 법학, 의학, 또는 신학의 학위를 받기 위해 기나긴 수업과정에 들어가든지 선택할 수 있었다. ... 가장 존중받던 교과정은 神學이었고, 그 박사학위를 따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었다. ...

13세기 후반에는, ... 이들 자선가들은 가난한 학생을 무료로 또는 아주 싼 값으로 먹여주고 재워주는 기숙사를 설립하였다. ... 그리하여 세 대학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칼리지(college)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빠리에서 최초로 나타난 칼리지 가운데 하나는 부유한 상인 로베르 드 소르봉(Robert de Sorbon)이 1258년에 설립한 것으로, 이 소르본느(Sorbonne)는 지금도 유명하다. ... 중세 말에는, 대학 강의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그 대신 칼리지가 교육업무의 대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

명백한 온갖 결점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중세 문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 대학 졸업생들은 전문직에 종사하였다. 대학을 떠난 문학석사들은 학교 선생이 되거나 관리가 되었다. ...

(서양중세사, pp.41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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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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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eval people
    다음주에 가는 고적답사 기간 동안 읽을 책이 없나 하고 도서관을 훑었다. 이동하거나 잠시 짬이 날 때 볼 책이므로, 무엇보다도 가벼운 내용과 책 크기가 미덕이라 하겠다. 그런 면에서 적당해 보이는 책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로 지금은 고인이 된 영국의 아줌마 역사학자 아일린 파워(Eileen Power)의 'Medieval People'이다. 이 책의 부제가 'The story of six ordinary lives in the middle ages', 즉 중세의 평범한 여섯 사람의 이야기다. 앞주머니에 넣어 보았더니 쏙 들어가는데다가, 이번 학기 수강하고 있는 서양중세사와 적당히 어울리겠다 싶어서 더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들고 나왔다.

    어렵쇼, 재밌잖아... 집에 오는 길에 어떤 내용인가 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재밌다. 내용을 완전히 도외시하고 선택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영어 수준도 그렇게 빡빡하진 않다. 쓰잘데기 없이 어려운 단어들만 잔뜩 동원해 글을 써 놓으면 아무래도 진도가 안 나갈텐데, 내가 보기에도 그럭저럭 무난하다.

    역시 사회경제사의 강점은 정치사에 비해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팍팍 묻어나 준다는 거다. 지금 여섯 명의 주인공 중에서 아직은 첫 번째 '샤를마뉴 시대의 프랑크족 농부 보도(BODO)' 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정치사에서 만날 수 없는 9세기 유럽의 농촌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낭만주의 식의 '돌아가고 싶은 옛날'은 절대 아니지만, 지금도 육체노동으로 살아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나이지만, 그래서 당시의 농부로 살아가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지만, 오늘날 프랑스에 사는 아무개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 아버지는 저렇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해 보면, 당시가 그렇게 비현실적인 세상도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서 별 생각 없이 아일린 파워 관련 정보를 찾으려고 검색해 봤더니, 옴마야, 어느새 우리나라에 번역본도 나와있다. 아주 잠깐 원서를 포기하고 번역본으로 갈까 생각했으나, 새로 책을 사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지금의 책으로서도 충분히 재밌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발하는 답사 기간에 따로 볼 책도 지금으로선 떠오르질 않고... 그래서 그냥 읽던 책 마저 읽기로 했다.

중세의 사람들(히스토리아 문디 09) 상세보기
아일린 파워 지음 | 이산 펴냄
정통 역사서를 추구하는『히스토리아 문디』시리즈. '히스토리아 문디'는 라틴어로 세계의 역사, 인간의 역사라는 뜻이다. 각국사, 지역사, 문명사, 문화사 등을 담아내며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전해준다. 제9권 <중세의 사람들>은 서양중세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입문서이다. 중세의 민초들을 통해 서양중세사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서양의 중세시대에 살았던 평범한 여섯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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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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