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3000년에 한국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은 2008년을 어떻게 얘기할까. 글쎄. 1948년 자유총선거를 실시하여 민주공화국 체제를 수립한 이후 내내 그랬다고 할 수 있을까.
왕정복고 [王政復古, Restoration]
혁명이나 기타의 사정으로 일단 폐지되었던 왕정(王政: 왕이 다스리는 정치)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 대표적 예는 1660년 영국의 스튜어트 왕조의 부활과 1814년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의 부활이 있다.

부르봉 왕정복고
프랑스의 왕정복고(프랑스어: Restauration)는 1814년 나폴레옹 1세가 실각함에 따라 프랑스 제1제정이 몰락하고 프랑스 혁명으로 폐지되었던 기존의 부르봉 왕가가 복귀하여 세운 왕정이 통치한 시대이다. 선거권 제한과 로마 가톨릭의 복권 등 반동적인 정책을 지향했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체제는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선뜻 대답하지 못하겠다. 형식적으로는 민주공화국이지만 그 내용은 왕정에 가깝지 않을까. 그것도 입헌군주제가 아닌 전제군주제라고 해야겠다. 2008년 현재 한국 정치 시스템의 정점에 있는 한 양반은 아무리 예쁘게 봐 줘도 공화국의 대통령이라기엔 무리가 있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여당조차 자신의 뜻에 반하는 것은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게다가 정책의 결정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의민주주의에 따른 협의의 형식이 아니라, 어느새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면 그것을 허락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소신껏 해라"... MB, 국제중 '허락' 발언 파문
    어느새 우리는 공화국의 시민이 아니라 왕국의 신민이 되어버렸다. 그는 일개 대통령이 아니라 정말로 왕이 되고 싶었나 보다. 아니 실제로 왕과 같은 지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불경죄도 부활할 조짐이다. 그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100년이었다. 이러하니 그가 저 자리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남들이 왕노릇(?) 하는 걸 보며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

   윤은혜가 나왔던 드라마 '궁'을 보면서 잠시나마 왕정복고를 꿈꾸던 철없는 인간들 요새 만족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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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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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원래 코미디라지만 박근혜의 '살아서 돌아오라'는 멘트는 그 파괴력이 남다르다. 식사중에 이 말을 듣고 웃다가 기도가 막힐 뻔 했다. 이 양아들의 대장이라는 아줌마는, 대장질할 능력이 안 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조용히 뒷방으로 물러날 생각은 조금도 못할까. 깍두기들의 세계도 이 정도는 아니다. 살아서 돌아오라니...

    박근혜가 이제껏 정치판에서 보여준 필살기는 하나밖에 없다. 이른바 '토라지기'다. 자기 머리로는 단 하나의 생산적인 정견도 낼 능력이 없는 이 양아는--아니 진정한 양아가 될 담력도 없다--그저 남의 행동이 자기 맘에 들고 안 들고만 분별 가능할 뿐이고, 그래서 맘에 안들면 그저 토라질 뿐이다. 이 토라짐도 한 두 번이지, 자꾸 써먹으면 어디 먹힐 약발이겠는가. 이번에도 자기 동생들 죄다 모가지 꺾이는 마당에, 행여 한마디라도 잘 못 내뱉었다가 그나마 지금의 자리 보전도 힘들까 겁이나서 빈말이라도 당을 깨고 뛰쳐나간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찌질스런 대장을 모시고 있는 놈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양아들이 무슨 저능아도 아닐진대 왜 그 밑에 붙어있겠나. 이렇게 해서라도 '박정희'라는 구질구질한 레테르가 필요한 그놈들로서는 다 자기가 감당해야 할 몫일 뿐이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하니, 그 말을 들은 양아 하는 말이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뺨맞고 쫓겨나도 돌아오겠단다. 죽어도 밖에서 얼어죽을 수는 없단다. 이것이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양아들의 현주소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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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대통령 취임식에 맞추어 오늘 일간지의 만평이 일제히 나왔다. 다른 신문들은 평소 그 신문의 정체성으로 미루어 보아 그럴 만하다 싶은 만평을 내었다. 그런데, 한겨레의 만평은 이게 뭔가. 네살 짜리 우리딸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어보면 '애걔, 이게 모야?'
한겨례 그림판: 2008년 2월 26일자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1815년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하여 파리로 돌아올 때까지 보여주었던 신문들의 반응이 떠올랐다. '살인마', '코르시카의 아귀'에서 시작하여 '폭군'으로 넘어가더니 급기야 나폴레옹이 파리 근처까지 다다르자 '보나파르트'로 바뀌고, 결국은 '황제'라 칭하기까지... 조선일보의 때아닌 강성 분위기는 물론 그 본심이 이명박과의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초반 기선 제압용이겠지만, 그나마 그런 기세도 없는, 이런 평소답지 않은 모습의 한겨레는 대체 뭔가. 동방예의지국에서는 처음엔 원래 이렇게 웃으면서 시작해야 되는 건가? 정말 약하다 약해.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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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부터 또 치과에 갈 수 없는 이유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도 있다. (치과) 2008-02-22 12: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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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구단 센테니얼... 박노준, 너는 야구선수 아니었냐? 하여튼 아는 놈이 더한다니깐. 쯔쯔... (야구) 2008-02-22 17:28:14

이 글은 monpetit님의 2008년 2월 2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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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정치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없는 나로선 최대한 그쪽 얘기 안 듣고 살고 싶지만, 요새 세상이 어디 그러한가. 눈과 귀를 막고 살지 않고서야, 넘쳐나는 미디어가 매일 쏟아내놓는 엄청난 양의 얘깃거리 중 몇몇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하여 나의 정신건강을 자근자근 헤집어 주는 양아들이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출중한 스킬의 소유자가 바로 이재오라는 양아다. 대운하니 뭐니 하는 건 다 빼자. 그런 거 다 갈궈 줄려면 내 청춘이 아깝다. 딱 한마디만 하자.

조인스: "형님, 여성부를 받으셔야 합니다."
조선닷컴: "국회의원은 내가 뒤를 받쳐 줄테니까 형님은 대통령 하쇼."

    그렇잖아도 한국인의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정치라는 놈이 이재오를 만나는 순간 '넘버3' 깍두기 수준으로 떨어진다. 형님이라니. 요새 이 양아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그냥 남들이 얘기해주는 정도가 아니다. 아예 제 스스로 '나 명박이 엉아 동생이오.' 하고 떠들고 다니고 있다. 그걸 또 기자라는 놈들은 옳다구나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받아적고 있다. 아니 그냥 받아적는 정도가 아니라 기자놈들이 나서서 재오를 넘버2로 받들어 모실 작정인가.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출연자들끼리 형 아우 하면서 친한 척하면 당장 비난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가족끼리 운영하는 민간 기업이라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호형호제하지 않는다. 하물며 정치판에서랴. 둘이 있을 때 이재오가 명박이한테 형님 아니라 할아버지라고 한들 나랑 무슨 상관이겠는가. 아니 둘만 있을 때 자기들끼리 저렇게 말을 했다손 치자. 그렇지만 남들 앞에서 얘기할 때엔 저러면 안 된다. 그런데 이 돌양아는 대놓고 자기가 넘버1이랑 친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2인자는 나니까 딴 놈들 넘보지 마라'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내가, 대통령은 형님이?' 무슨 깍두기 나와바리 나눌 일 있나? 형 아우 하는 동네에서 그 다음 수순은 무엇이겠는가.

'에이, 형님과 나 사이에...'
'우리가 남이가...'
'형님 제가 아끼는 동생입니다...'

    '잃어버린 10년' 운운하고 있지만, 그들이 정작 그리워하는 것은 저런 측근정치, 패거리정치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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