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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6 간밤의 야식은 인디안밥

이제 속병도 거의 다 나아가는지 밤에는 슬슬 야식이 생각난다. 간밤에 뭐 먹을 게 없나 하고 찬장을 열어 보았더니 아내가 사다 놓은 인디안밥이 보인다. 아니, 웬 인디안밥? 우리집에서 이걸 누가 먹지?

언제 출시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어릴 때 먹었던 인디안밥. 처음 이 과자를 접했을 때는 이렇게 맛없는 과자를 어떻게 팔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한 입 먹어 보고는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참을 외면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같은 동네의 친구가 이 과자에 우유를 부어먹는 게 아닌가. 그렇잖아도 맛없는 과자에 우유까지? 이해할 수 없는 만행임에 분명했으나 친구놈의 표정은 너무나도 맛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게 뭐야? 우유 아냐?"
"응. 우유."
"맛있냐?"
"그럼, 얼마나 맛있는데... 너도 좀 줄까?"
"웩~. 아니. 난 안 먹어. 맛없어."
"이렇게 먹어 봤어?"
"아니..."
"먹어 보지도 않고서 맛없는 건 어떻게 알아?"
"전에 우유 없이 먹어 봤어. 정말 별로더라. 목만 막히고..."
"우유랑 함께 안 먹어서 그렇지. 이거 한 번 먹어 봐."
"맛있냐?"
"이 자식이... 싫으면 관둬..."
"아, 아냐. 한 숟갈만 줘 봐."

아니, 이것은~? 완전히 다른 맛이 아닌가. 오호~ 이런 맛이 다 있다니. 목이 막히지도 않고 맛이 괜찮았다. 요즘으로 치면 우유를 부어먹는 곡물시리얼이었던 셈이다. 아하~ 이렇게 먹는 법도 있구나.

...

시리얼이 판치는 세상에 이젠 이런 거 없어진 줄 알았는데 요즘도 나오는구나. 왠지 반가운 마음에 오늘 야식은 이걸로 결정. 단종(?)되었던 B29도 다시 나오더니 역시 대세는 레트로인가...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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