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작은딸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떨어진 잎을 보면 어디라도 바람 쐬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왜 이렇게 맘먹은 대로 안 되는지... 부석사 앞의 은행나무들은 나 없이도 잘 자라는지 모르겠다. 11월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그곳. 올해는 한 번 가 볼까 하다가도 딸들 아픈 거 보면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되고, 이러다 또 겨울이 오고, 그러면 또 한 해가 가고...

오늘은 다비랑 점심 먹으러 홍대에 나가 볼까. 근데 그놈이 시간이 날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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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비가 와도 왜 이렇게 요란스럽게 오는지. 그래도 비는 조용하게 오는 것보다 화끈하게 오는 게 훨씬 좋다. 그렇지만 지금은 좀 아니다.

외과에서는 복합골절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내과 용어는 없을까? 어제 저녁부터 아주 총체적으로 아프다. 아니, 실은 어제 오후부터 조짐이 왔다고 봐야 하는데, 점심 먹은 후 속이 좀 더부룩했는데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겼다. 그런데 이게 저녁 먹은 후에는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하더니 8시가 되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우선 오후의 증상의 연장선상에서 체증이 제대로 왔다. 거기다가 설사병까지 왔는데 이게 좀 심각해서 마치 수도꼭지가 고장난 것처럼 몸에서 물이 빠져나간다. 거기다가 감기몸살까지. 허리가 끊어질 듯한 것은 물론이고 온몸이 뭘로 두들겨맞은 것처럼 아프다. 마지막으로 두통까지. 하긴 두통은 언제나 따라오는 것이긴 하지만... 머리 아픈 것때문에 두통약을 먹고 싶었으나 체했기 때문에 도무지 입에다가 뭘 털어넣기가 곤란하다. 그렇잖아도 구역질을 계속하는데 여기서 뭘 더 넣어봐야 게워내고 나면 아니 먹은 만 못하다.

할 수 있는 게 끙끙 앓는 것 말고는 없다.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일찌감치 자리에 눕긴 하였으나 몸이 아파서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게다가 화장실에서는 주기적으로 오라고 난리지.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 간밤에 제대로 잠도 못 잤다.

이러다 보니 이 비를 뚫고 아침에 작은 딸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것이 엄청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렇잖아도 허리 아파 죽겠는데 10kg이 넘는 애를 안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어린이집에 가려니 눈물이 쏙 빠지고 머리는 울렁울렁...

저녁에는 딸아이 병원에 데려가야 되는데, 그 때까지 내 몸이 괜찮아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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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을 기다렸건만 하늘은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지난 밤에도 약간 서늘하다 싶더니, 오늘은 열어놓은 창으로 아침부터 딱 기분좋을 만큼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작은 딸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길도 적당히 눈부시다.

이제 정말로 가을인가 보다.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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