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는 아직도 이 사람처럼 노래를 잘하는 가수를 찾지 못했는데, 그가 바로 윤선애 누님이다. 학창시절 어떤 제목의 공연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민주'라는 노래를 열창하는 모습을 보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누님의 매력은 그 어떤 기교도 넣지 않은 맑고 아름다운, 그럼에도 힘있는 목소리였다. 그래서 특히 어울리는 노래는 '그날이 오면', '벗이여 해방이 온다',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 '저 평등의 땅에' 등이다.

흐르는 세월뿐만 아니라 또 그간의 많은 변화 속에서 어느 순간 우리 곁을 조용히 떠나버려 아쉬움을 금할 길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뭐하고 사는지 엄청 궁금해서 여기 저기 찾아본 적도 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생각이 들어 이 이름을 검색해 보니 작년 겨울에 새로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관련 페이지를 찾아보니 한눈에도 확 늙어버린 모습이 안타깝다. 허나 어쩌랴.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지 않았는가...
떠나는 그대를 위하여

먼 훗날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하여
오늘 우리 헤어짐의 눈물 보이지 않으리
흐르는 세월에 역류한 젊음의 피땀이
지나간 계절의 노을로 빛날지라도
눈을 감고 격한 호흡을 고르며 떨군 고개를 들어
흐린 먹빛 하늘 저편 먼 곳에 아직 남아있을
희망의 조각 들추어 떠오는 구름 한점이라도
노래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리라
흐르는 강물 너머 푸르른 산 위로
그대 아쉬움 남은 눈길 깊은 한숨이
비 되고 선바람되어 더운 세상에 내릴 때까지
오늘 우리 기다림의 눈길로 대신하리
이 노래는 힘있게 불러도 좋고 잔잔하게 불러도 좋다. 처음 나왔을 당시 감상적이라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좋아해서 많이 불렀다. 간만에 음반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떠나는 그대를 위하여' 들으러 가기

배경음악 목록에서 이 노래를 선택하면 된다. 이 블로그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지는 모르겠다. 지금 들어보니 누님 목소리도 조금은 힘이 빠진 듯하여 여러모로 마음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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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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