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의 경우는 예상대로 염증이 나 있었다. 이런 저런 검사와 진단 결과, 역시 "모니터 앞에는 장사 없다"는 의사 선생의 말 한 마디가 남았다. 자주 눈을 쉬게 해주는 수밖에는 없단다. 게다가 왼쪽 눈은 벌써 원시가 왔고, 오른쪽 눈은 여전히 근시라 양쪽 눈 사이의 역할 분담의 불균형이 오후만 되면 눈을 뻑뻑하게 만드는 주범이란다. 나름대로는 "양쪽이 그렇게 다르면 누진다초점 렌즈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반항(?)도 해 봤지만, 의사 선생 한마디로 일축한다. "그럼 그렇게 사시든지…" 이번에도 환자가 의사를 이기기는 힘들 듯…
어쨌거나 이번에 눈의 염증을 치료한다고 해도 눈의 피로는 전혀 해소가 되지 않을 것이고, 그와 함께 눈의 노화도 진행되어 곧 돋보기—주여… 제가 돋보기라니요.—를 쓸 날이 온단다. 슬프다.
약국에서 안약 두 개를 받아왔는데, 아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안약 아니던가. 내 손으로는 절대로 넣지 못하는 안약. 주말 동안에는 아내가 넣어주었으니 문제 없지만, 월요일부터 사무실에서 어떻게 약을 넣을지 벌써부터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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