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우체국에 공과금을 내러 갔다. 월말이 며칠 남은지라 한산하기 그지 없는 우체국. 계산기를 두드려 금액을 맞춰 창구에 내려는 순간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들렸다.
"공과금 처리 시간은 이미 끝났습니다."시계를 보니 4시 40분이다. 10분 늦었다. 그런데 공과금 처리 시간이라는 게 따로 있나? 우체국 어디를 둘러 보아도 그런 시간이 따로 있다는 안내문은 없다.
"예?"
"공과금 처리는 오후 4시 30분까지입니다."
"그래요?"
"여기 언제까지 그런 거 처리한다는 말이 어딨어요?"아니 원래 그런 게 도대체 어딨다는 건가. 게다가 지금은 창구가 한산하여 직원들이 바쁠 리도 없고, 우체국 문 닫을 시간은 멀지 않았는가. 지금 시각에 다른 업무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예금 입출금은 한단다. 그런데 왜 공과금은 안 되는 걸까?
"아, 손님. 원래 그렇습니다."
"10분 정도 늦은 건데 그냥 처리해 주시면 안 되나요?"손님은 모르는 자기들만의 규정 운운하는 게 슬픈 게 아니라, 코딱지만한 학교에 여기 아니면 공과금 낼 곳이 없다는 게 슬프다.
"내일 다시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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