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worm


    나온지는 꽤 오래되었으나 아직도 이만한 게임을 찾기 힘든 워드 게임이 바로 Bookworm이다. 물론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이상 현란한 단어는 조합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반복하다 보면 운좋게도(?) 그럴듯한 단어를 만들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게임을 하면 할수록 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조금씩 많아지는 것을 보며 게이머는 자신이 이른바 레벨업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Bookworm의 미덕은 역시 비네이트브들을 위하여 무한정 기다려줄 줄 안다는 거다. 스펠링에 신경쓰는 것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타이머 갖다 놓고 재촉하면 긴장감보다는 짜증이 나거나 지레 포기해 버리게 된다. 그리하여 여러 워드 게임을 해 보았으나 결국은 이 게임 하나만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도 이 또한 게임인지라 반복되는 패턴과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늘지 않는 실력. 그리고 알파벳 3~4개 짜리 단어에 신물이 나서 몇 년 동안 제쳐두고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찾아보니 어느새 요놈의 게임의 후속 버전이 어드벤쳐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는 게 아닌가. 역시 강호를 떠난지 오래이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영 어둡다.

    Bookworm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RPG의 요소를 가미한 Bookworm Adventures. 역시 재밌다. 이전 버전에 비해 특히 좋은 점은, 인접하지 않은 알파벳이 주는 상실감이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이젠 바로 옆에 붙어 있지 않아도 주어진 16개의 알파벳을 마음대로 조합하면 된다. 공격력, 방어력 등의 요소도 들어가 있고, 당연히 아이템이 주는 재미도 있다.

Bookworm Adventures


    영어 워드 게임을 하면서 언제나 느끼는 것은, 주어진 영단어의 뜻을 아는 것과 스스로 그 단어를 머리 속에서 생각해내는 것의 간극은 정말로 안드로메다와의 거리만큼이나 멀다는 거다. 우리가 접하는 영단어 중에서 x, y, z 혹은 qu가 들어가는 게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이걸 던져주고 단어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그냥 죽고 싶다.

    이제 한글 워드 게임이 나올만도 한데... 만들고 있는 곳 어디 없나?
Posted by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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